우크라, 트럼프 휴전 요구에도 푸틴 고향 공습…석유시설 등 타격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 중단 요청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군이 1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인근 지역의 에너지 시설 등에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가했다.
이번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에너지 휴전'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대러 공격 재개를 선언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새벽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인근 레닌그라드주의 석유 터미널과 저장시설, 데이터센터, 변전소 등을 타격했다.
알렉산드르 베글로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은 공격 사실을 확인하면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석유 터미널과 루치이 석유 저장시설, 콜핀스키 구역의 산업용 창고 등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베글로프 시장은 이번 공격으로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으며, 아파트 건물 12개 동과 주택 2채가 파손됐다고 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크라스노그바르데이스키 구역에 있는 루치이 석유 저장시설은 휘발유와 경유 등을 저장·출하하는 곳으로, 이번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 오존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자사 물류센터가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오존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업체 중 하나로, '러시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다른 온라인 유통업체 와일드베리스의 주요 경쟁사다.
일부 현지 언론은 드론 한 대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코라벨니 항로를 가로지르는 사장교를 타격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북쪽으로 약 850㎞ 떨어진 인구 560만 명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푸틴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날 우크라이나 드론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의 레닌그라드주도 겨냥했다.
드론은 레닌그라드주에 있는 러시아 최대 소셜미디어 플랫폼 브콘탁테(VK)의 데이터센터를 공격했다.
VK는 자사 데이터센터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확인하면서도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제공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온라인 서비스 장애 추적 사이트 다운디텍터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브콘탁테와 관련 플랫폼 전반에서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고 신고했다.
이번 VK 데이터센터 공격은 러시아의 인터넷 기반시설을 겨냥해 우크라이나가 최근 몇 주 동안 지속해온 연쇄 공격 가운데 하나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데이터센터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에 '동일한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얀덱스의 데이터센터 여러 곳을 공격했다.
이와 함께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행정 경계를 맞대고 있는 레닌그라드주 프세볼로시스크구의 변전소도 공격을 받았다.
알렉산드르 드로즈덴코 레닌그라드주 주지사는 이날 관내 상공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127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공격으로 긴급 정전이 발생해 약 2만 명이 전력 공급을 받지 못했으며, 드론 잔해로 주차장에 있던 차량 4대가 파손되고 여러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에너지 휴전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발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상대국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데 합의했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며 양측에 에너지 휴전 준수를 촉구했다.
내달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 시설 공격에 따른 석유제품 공급 차질이 미국과 국제시장의 연료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을 요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우크라이나는 에너지 휴전에 대한 동의 표시로 사흘 동안 러시아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자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 공격을 계속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5일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