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K2 전차·주포 생산 일원화… 방산 경쟁력 키운다
현대위아 사업부 3584억에 인수
화포·무인무기체계 등 영역 넓혀
원가 경쟁력·공급망 안전성 기대
3·4분기말 수주잔고 30조원 육박
현대로템이 3584억원을 들여 K2 전차의 핵심 무장인 주포 생산까지 직접 맡는다. 현대위아 방산사업을 인수해 '전차는 현대로템, 주포는 현대위아'로 나뉜 현대차그룹 방산 생산체계를 일원화하는 것이다. 3·4분기 말 기준 30조원에 육박하는 수주잔고와 1조8000억원대 현금을 발판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화포·무인무기체계로 사업 영역을 넓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위아, 그룹 방산 역량 일원화
현대로템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위아 특수사업부를 3583억8600만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인수는 자산과 부채, 인력, 지식재산권 등을 포괄적으로 넘겨받는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대위아 특수사업부는 국내 유일의 대구경 화포 전문 제조사로 K2 전차의 120㎜ 주포와 K9 자주포의 155㎜ 포신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이번 인수로 K2 전차의 설계·제작부터 핵심 무장 생산까지 한 회사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도 방산 역량을 현대로템으로 모아 원가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기존에는 현대로템이 전차를 제작하고 현대위아가 주포를 공급했지만, 사업 통합 이후에는 부품 조달과 생산 일정을 더욱 긴밀하게 조율할 수 있어서다. 특히 폴란드 등으로 수출이 확대되고 현지 생산 요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차와 핵심 무장의 생산·현지화 전략을 통합해 수립할 수 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사업 다각화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위아는 K9 포신과 함포 외에도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대드론 방어체계 등을 개발해왔다. 이 같은 무장 기술을 현대로템이 미래 먹거리로 개발 중인 다목적 무인차량 플랫폼 'HR-셰르파'와 결합하면 무인무기체계 개발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현대위아 특수사업부 인력을 전원 고용승계하고, 기존 생산시설을 임차해 운영한 뒤 별도의 생산공정을 구축할 계획이다. 영업양수도 절차는 내년 3월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수주잔고 30조 육박… 방산 확장
이번 인수는 최근 수익성이 둔화한 가운데 방산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현대로템은 이날 올해 3·4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6207억원, 영업이익 247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5.2%로 2.0%p 하락했다.
올해 3·4분기 누적으로봐도 매출은 4조68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7037억원으로 4.7% 줄어들며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커진 상황이다.
수주잔고는 3·4분기 말 기준 29조14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지만 여전히 30조원에 육박한다. AD&RH 부문이 9조5228억원, 철도 부문이 19조310억원을 차지했다. 철도 부문은 지난 9월 대만 타오위안 브라운라인 전동차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 3445억원, 싱가포르 전동차 유지보수 사업 3103억원 등을 수주했다.
같은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878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위아 특수사업부의 인수대금은 보유 현금의 약 19%로 재무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206%에서 148%로 낮아졌다. 개선된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는 셈이다.
[email protected] 정원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