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직권정산' 칼 뺀 속사정…'곳간 경고등' 선제 대응
2030년 부채비율 100% 초과 경고 속 '재정 1.5조' 확충 보험료율 동결·국고지원 미달·지출 급증 속 수입 기반 다지기
건보 '직권정산' 칼 뺀 속사정…'곳간 경고등' 선제 대응
2030년 부채비율 100% 초과 경고 속 '재정 1.5조' 확충
보험료율 동결·국고지원 미달·지출 급증 속 수입 기반 다지기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건강보험당국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건강보험료 소득정산 제도를 전격 확대 추진하는 배경에는 중장기적으로 짙어지는 건강보험 재정 불안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지역가입자와 직장인의 월급 외 소득까지 연 1회 국세청 확정 소득을 토대로 직권 정산해 순수입 1조4천897억원을 거두겠다는 구상은 건보료 부과 형평성을 바로잡는 동시에, 앞으로 다가올 재정 압박에 대비해 곳간을 촘촘히 채우려는 선제적 조치라는 분석이다.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6∼2030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향후 재정 전망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건보공단 전체 영업적자는 2026년 6조9천161억원에 달한 뒤 2027년 3조9천714억원, 2028년 4조2천971억원, 2029년 3조4천415억원, 2030년 3조2천932억원 등 향후 5년간 매년 수조원대의 영업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건강보험 사업 부문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재정 건전성 지표 악화가 두드러진다. 급여비 지출 확대로 자산은 2026년 44조234억원에서 2030년 39조3천503억원으로 감소하는 반면, 의료기관에 지급해야 할 보험급여 충당부채는 18조3천31억원에서 20조3천753억원으로 증가한다.
이에 따라 자본 대비 부채 비율을 나타내는 건강보험 사업 부채비율은 2026년 71.2%에서 2030년 107.4%까지 상승해 건보공단이 정한 자체 관리 기준선인 100% 이하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재무 전망의 기초 전제였던 보험료율 인상 계획마저 흔들리고 있다. 건보공단은 2027년부터 매년 보험료율이 1.49%씩 오른다고 가정했으나, 최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물가와 민생 부담을 고려해 2027년도 보험료율을 7.19%로 전격 동결했다.
이에 반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2027년도 요양급여비용(의료 수가)은 평균 1.65% 인상돼 1조2천58억원의 지출이 추가로 확정되면서 수입은 묶이고 지출만 늘어나는 구조적 불일치가 발생했다.
정부 국고지원 역시 법정 기준에 못 미치며 재정 완충 여력을 제한하고 있다. 현행법상 정부는 건보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지원해야 하지만,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실제 지원율은 연평균 14% 안팎에 머물러 누적 미지급액만 19조4천531억원에 달한다. 2027년도 정부 예산안의 국고지원율 역시 14.4% 수준이다.
여기에 비상진료체계 운영(약 3조1467억원), 필수의료 지원(약 3조2514억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약 2조8695억원) 등 정책적 재정 투입 요인이 겹치면서 2026년말 당기수지 적자 규모는 2조8천37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계됐다.
이처럼 법정 국고지원 준수가 불투명하고 단기적인 보험료율 인상도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건강보험당국은 숨은 소득을 발굴해 부과 기반을 넓히는 소득정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직권 정산을 통해 지역가입자 394만 세대에서 3조2천911억원을 추가 징수하고 환급액 1조8천14억원을 제하더라도 약 1조5천억원의 순증 효과를 거둠으로써 재정 방어선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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