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다본 '3%대 중반' 성장…3·4분기 0.4~0.6%씩 성장하면 가능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정부가 제시한 올해 '3%대 중반' 경제성장률 달성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반기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전 분기 대비 0.4~0.6%씩만 늘어나도 3%대 중반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두 분기 연속 '제로 성장'에 머물더라도 연간 성장률은 3.1%에 달해 정부 전망치인 3.0%를 웃돌 것으로 추산됐다.
연간 성장률이 3.5%를 기록할 경우 코로나19 충격 이후 반등기인 2021년을 제외하면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오는 27일 발표되는 3분기 GDP 속보치는 정부 전망 달성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3분기 성장 폭이 클수록 4분기 성장 부담도 줄어든다.
하반기 '제로 성장'이어도 연 3.1% 성장…분기마다 0.5% 성장하면 3.5%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의 실질 GDP를 분석한 결과, 올해 3·4분기 GDP가 모두 지난 2분기 수준에 그친다고 가정할 때 연간 성장률은 3.09%로 계산된다. 소수점 첫째 자리로 반올림하면 3.1%에 해당한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GDP는 계절조정 실질 기준 각각 596조 6928억 원, 600조 4749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남은 3·4분기에도 2분기와 같은 금액을 이어간다고 가정한 뒤 올해 네 분기 합계를 지난해와 비교한 결과다.
하반기 제로 성장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가정해도 연간 3% 상회가 예상되는 것은 이미 상반기에 경제 규모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지난 1분기 전기 대비 1.8%, 2분기 0.6% 성장했다.
정부가 7월 제시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 3.0%를 웃돌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하반기 역성장이 나타나면 전망 상회는 물 건너갈 수 있지만, 연간 1조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둔 수출 호조세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작게 평가된다.
정부도 상반기 실적과 최근 경기 흐름을 반영해 성장률 눈높이를 높이는 모습이다. 이 부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행 기자 간담회에서 대외 충격이 없다는 전제 아래 올해 3%대 중반 성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체적 범위로는 3.4~3.6%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 부총리는 "3분기도 수출, 설비투자가 굉장히 좋은 모습"이라며 "3분기까지 성장률이 괜찮으면 (연간 기록은) 생각보다 아주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만일 3·4분기에 같은 전기 대비 성장률을 기록한다고 가정하면, 분기마다 0.4%씩 성장할 때 연간 성장률은 3.40%로 계산된다. 분기마다 0.5%를 기록하면 3.48%, 0.6%를 기록하면 3.55%다.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반올림하면 각각 3.5%, 3.6%에 해당한다.
이 부총리가 제시한 3%대 중반 성장률 범위에 들어서려면 남은 두 분기에 각각 전기 대비 0.4~0.6%가량 성장하면 된다는 뜻이다.
두 분기가 반드시 같은 성장률을 기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3분기 성장 폭이 크면 높아진 GDP 수준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연간 목표 달성에 필요한 4분기 성장률은 낮아진다. 앞으로 1주 뒤 발표될 3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전망 달성 여부를 가를 핵심인 이유다.
올해 성장률이 3.5% 이상을 기록하면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기저효과가 강하게 작용했던 2021년(4.7%)을 제외하고 2011년(3.7%)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이 경우 올해 성장세는 경제 기초 체력인 잠재성장률이 급격히 꺾이기 이전인 2010년대 초반과 맞먹게 된다.
하반기 성장이 기대에 약간 못 미쳐 연 3.4%에 이르면 2017년과 같아진다. 한국 경제는 2010년대 들어 잠재성장률이 3%대로 낮아진 데 이어 2010년대 후반에는 2%대로 내려가면서 저성장 고착화 우려가 커졌다.
증권가 "3분기 0.8~1% 성장"…수출 온기, 내수 확산이 관건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증가세와 높은 투자 수준을 근거로 3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0.8%로 추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4분기가 전기 대비 보합(제로 성장)이라도 3.5%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양호한 수출을 기반으로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상회할 수 있다"며 "3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1% 정도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투자 호조세가 얼마나 지속되고, 그 효과가 소비 등 내수로 충분히 확산하느냐다. 향후 반도체 업황이 둔화하거나 중동 전쟁이 장기화해 에너지 비용을 높이면 목표 달성에는 부담이 미칠 수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우려와 미국의 추가 긴축 여지 등도 금융 여건과 수요 변화를 통해 영향을 줄 변수로 지목된다.
실제 경제 성장이 소비 회복으로는 고르게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최 연구원은 "7~8월 소매 판매 감소와 서비스업의 약한 분기 흐름을 고려하면 성장의 확산·체감 정도는 헤드라인 성장률보다 제한적"이라며 "소비 부진 원인은 심리보다 구매력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내년 성장률은 올해의 기저효과로 인해 2%대로 내려설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반대로 2년 연속 3%대를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맞선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관련 수요를 감안해 올해 3.5%, 내년 3.0% 성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은행은 8월 경제 전망 당시 올해 성장률로 3.3%, 내년은 2.9%를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