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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B "韓 증시 역내 최대 낙폭…'레버리지 ETF'가 하락폭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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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개발은행, '아시아채권모니터' 9월호 발행 6~8월 22.4% 하락…역내 평균보다 20.1%p 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거래대금 518조 BIS도 변동성 확대 지적…출시·심사 적정성 논란

[서울=뉴시스][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올해 6~8월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20% 넘게 하락해 신흥 동아시아 주요 시장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주 매도세가 이어진 가운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낙폭을 키웠다는 것이 국제기구 분석이다.

20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최근 발행한 '아시아 채권 모니터' 9월호에 따르면 지난 6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한국 주가지수는 22.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1.8%, 베트남은 0.7% 하락했다. 반면 싱가포르는 14.2%, 인도네시아는 6.5%, 필리핀은 2.7% 상승했다.

각국 증시 규모를 반영한 역내 평균 하락률은 2.3%로, 한국의 낙폭이 20.1%포인트(p) 컸다. 역내 다른 시장과 비교해 한국 증시의 하락세가 유독 가팔랐던 셈이다.

이 같은 한국 증시 하락 배경으로 ADB는 'AI 관련주 매도세'를 꼽았다. 특히 레버리지 ETF 활용이 주가 하락폭을 확대했다고도 짚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일정 배수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상승 때 수익이 커지는 만큼 하락 때는 손실도 커질 수 있다.

앞서 지난 5월27일 국내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하루 수익률을 정방향 또는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이 상장된 바 있다.

해외에서는 거래가 가능했던 상품을 국내에서도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이후인 6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이들 16개 상품의 거래대금은 518조4179억원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거래가 몰렸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ETF 1117종의 거래대금(1875조3303억원)의 27.64%에 달하는 규모였다.

그러나 해당 기간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반도체주에 매도세가 몰리면서 주가 상승에 베팅한 레버리지 상품의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SK하이닉스 정방향 레버리지 상품은 66.95~69.70%, 삼성전자 정방향 레버리지 상품은 51.13~52.63% 하락했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지난 9월 분기보고서에서 한국 증시가 반도체주에 크게 좌우되는 상황에서 레버리지 투자가 주가를 더 크게 오르내리게 했다고 분석했다.

BIS는 주가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따라가는 ETF는 그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더 팔고, 오르면 더 사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하락할 때 매도 물량이 추가로 나오면서 낙폭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하락 흐름 속에서 외국인 주식자금도 한국에서 가장 많이 빠져나갔다.

6~8월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454억달러가 순유출됐다. 역내 주식시장 전체 순유출액 681억달러의 약 66.7%에 달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215억달러가 순유출된 중국과 비교해도 두 배가 넘는다.

ADB는 AI 투자 지출과 관련 현금흐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술주 비중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6월 외국인 매도세가 특히 강했고 7월에도 매도가 이어졌다.

이처럼 국제기구가 레버리지 ETF의 변동성 증폭 위험을 지적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시장 충격을 충분히 예상하고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세운 도입 취지는 국내외 규제 차이 해소였다. 해외에 상장된 유사 상품으로 향하는 투자 수요를 국내로 유도하고, 국내 규율 아래에서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출시 전부터 단일종목 집중투자에 따른 위험과 손실 확대 가능성을 안내하는 등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급락장에서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이 커질 가능성과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한 자산 조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사전에 분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출시 일정을 앞당기거나 상장 일정에 맞춰 심사를 서둘렀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사전 검토와 투자자 보호조치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4월 중순 금융위원회에서 상장 일정을 정책적으로 발표한 게 있다"며 "그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심사를 빨리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제시한 상장 일정에 맞추기 위해 심사를 서둘렀음을 시인한 것이다.

또 출시 시점이 앞당겨진 배경도 논란이 됐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금융위 내부 보고문건 등에 따르면, 지난 3월5일까지 하반기로 예정됐던 출시 시점은 3월18일 2분기로 변경됐다.

이후 상장일은 사전투표 일주일 전인 5월22일로 발표됐다가, 금융위가 5월15일 본투표 일주일 전인 5월27일로 변경해 발표했다.

이를 두고 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증시를 부양하려는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금융위는 앞서 1월부터 2분기 중 제도 정비 일정을 공개했고 관련 법적 절차를 거쳤다는 입장이며, 권대영 재정경제부 1차관도 국감에서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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