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시위, 더 큰 정치·경제 위기 징후…내년 대선 앞두고 혼란 확산"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프랑스 전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력 시위가 단순한 사회적 불만 표출을 넘어 프랑스가 직면한 정치·경제 위기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내년 봄 대통령 선거를 6개월 앞두고 정치권의 극심한 분열과 경기 침체, 국가채무 급증이 맞물리면서 프랑스의 혼란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프랑스 전역의 폭동은 훨씬 더 큰 사회·정치적 위기의 징후'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에서 프랑스가 도시 지역의 반란과 정치적 표류, 경제 위기가 뒤엉킨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CNN은 이번 사태를 통해 프랑스 정치권의 뿌리 깊은 분열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은 대규모 폭력 시위를 놓고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극좌 성향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대선 후보 장뤼크 멜랑숑은 정부의 경찰 대응 방식이 혼란을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폭력을 저지르는 자들에게 변명을 제공하면서 폭력 종식을 요구할 수는 없다"며 "이는 당신의 정치적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대선 후보 중 지지율 선두인 극우 국민연합(RN)의 대선 후보 마린 르펜은 이민자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도시 외곽 빈곤 지역 출신 범죄자들을 폭력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이민 문제를 쟁점화했다.
르펜은 또 "프랑스가 폭력과 무력감 사이에 갇혀 있다"며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대국민 연설에 나서 폭력 사태를 규탄했지만 이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이후 사흘간의 걸프 국가 순방을 위해 출국하면서 비판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치적 분열이 2024년 마크롱 대통령이 소집했던 조기 총선 이후 더욱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정치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했지만 어느 정치 진영도 의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의회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이후 프랑스의 중도 정치 세력이 약화하면서 극우 국민연합과 극좌 굴복하지않는프랑스가 대중의 불만을 흡수하면서 세력을 확대했고 역대 총리들은 의회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CNN은 지적했다.
경제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프랑스 경제는 성장 정체에 빠져 있으며, 올여름 극심한 폭염과 가뭄으로 농업이 타격을 입었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높은 금리와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 올해 상반기 기업 투자는 약 1% 감소했다. 프랑스 경제의 주요 수입원인 관광업 역시 최근 폭력 시위 장면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이 앞으로도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2분기 119%까지 상승해 유럽연합(EU)의 기준치인 60%의 약 두 배에 달했다.
프랑스는 내년에 사상 최대 규모인 3400억 유로의 중장기 국채를 발행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적 불안과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4.9%까지 치솟았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프랑스의 정치적 분열이 2027년 선거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며 이는 차기 정부 역시 재정 문제 해결을 미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이 "높은 불확실성이 만연한 현 상황을 장기화해 경제 심리와 내수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국민 사이에서는 국가의 미래에 대한 비관론도 확산하고 있다. 최근 입소스-BVA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5%는 프랑스가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98%는 현재 국가 상황에 불만을 나타냈다.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도 여러 여론조사에서 15~17% 수준에 머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