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암을 이겨낸 몸, 이제는 근육으로 지킨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제공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암 환자 체중 관리의 열쇠는 '체중계 숫자'가 아니라 '근육'이다. 체지방은 줄이되 근육은 지키고 늘리는 것이 치료 성과와 이후 건강을 좌우한다는 게 의료진의 조언이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지난 8일 본관 미카엘홀에서 암 환자와 보호자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암환자 통합건강관리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비만이 주요 위험요인인 자궁내막암 등 부인암과 대장암·유방암을 중심으로, 비만이 암 발생과 치료 이후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관리법을 안내하기 위해 마련됐다. 의료진은 치료 중에는 체중과 근육이 지나치게 줄지 않도록 하고, 치료 뒤에는 체지방이 과도하게 늘지 않게 관리하면서 근육과 근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병원 암센터는 암 진료과와 가정의학과의 다학제 진료에 영양·운동 상담을 연계한 '암환자 통합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유방암·대장암·부인암 환자를 가정의학과로 연계해 치료 경과와 재발 여부를 살피면서 비만과 대사질환 등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맞춤 관리한다. 가정의학과는 암종과 치료 단계, 체지방과 근육량, 영양 상태와 신체 기능 등을 종합 평가해 체지방은 줄이고 근육은 지키거나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박성택 진료부원장(산부인과 교수)은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치료 이후까지 이어지는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신속한 진단·치료를 위한 '암환자 패스트트랙', 전담 코디네이터의 진료 동행, 치료 단계별 정보를 담은 '나의 건강여권', 장기 생존 환자의 사후관리를 돕는 '성심 리본 클럽' 등 병원의 암 환자 지원체계를 소개했다.

부인암·대장암·유방암, 비만과 맞물린 위험

산부인과 정수영 교수는 자궁내막암을 중심으로 비만과 부인암의 관계를 설명했다. 지방 조직의 호르몬 변화와 인슐린 저항성, 만성 염증 등이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데 관여할 수 있으며, 치료 중에는 충분한 영양 섭취와 근육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과 김광용 교수는 복부 내장지방이 늘면서 생기는 대사 변화가 대장암 위험과 연결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수술 직후나 항암치료 중 체중이 줄고 있는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감량을 권해서는 안 되며, 상태에 맞춰 식사와 신체활동을 조절해야 한다고 했다.

외과 안수경 교수는 비만과 유방암 예후에 관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치료 과정에서 활동량 감소와 약물, 조기 폐경 등으로 체중이 늘 수 있어 치료 이후에도 적정 체중과 대사 건강을 꾸준히 관리해야 하며, 저체중 역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육 보존이 핵심…비만대사수술도 선택지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는 암 환자 체중 관리의 핵심 과제로 근육 보존과 회복을 꼽았다. 체성분 분석으로 체지방과 근육량 변화를 확인하고 근력과 신체 기능도 함께 살펴야 한다며, 영양 섭취와 유산소·근력 운동을 병행하고 필요하면 약물치료 등을 고려하는 맞춤형 관리법을 소개했다.

외과 민관홍 교수는 비만을 개인 의지의 문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만대사수술의 적용 대상과 위소매절제술·위우회술의 특징을 설명하고, 치료 목표에는 체중 감량뿐 아니라 당뇨병 등 동반 질환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이 포함되며 수술 뒤에도 꾸준한 영양·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의 전과 쉬는 시간에는 간호부의 혈압·혈당·체성분 측정과 가정의학과 최민규·박효진 교수의 일대일 건강상담도 진행됐다.

유방암 전절제 수술 후 7년째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는 60세 여성 참가자는 "치료 후 살이 찌면 안 된다고 해서 체중 관리가 가장 어려웠다"며 "비만뿐 아니라 혈압과 혈당 등 여러 건강지표를 함께 살펴보고 앞으로 무엇을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할지 알게 돼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 진료부원장은 "암 치료가 끝난 뒤에도 환자들이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여러 진료과가 긴밀히 협력해 환자 한 분 한 분이 치료 이후에도 건강한 일상을 이어가도록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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