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압기 더 필요하다"...美 데이터센터 수요에 K전력기기 '훈풍'
[파이낸셜뉴스] 국내 대형 변압기 수출액이 올 들어 급증하고 있다. 미국 내 노후 전력망 교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은 결과다. 국내 주요 전력기기 3사는 국내외 생산시설을 확충하며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27일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대형 변압기 수출액은 4억6395만달러(약 615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3.9% 증가했다.
변압기는 외부에서 들어온 전력의 전압을 조절해 필요한 곳으로 공급하는 장치로, 1만kVA 이상 대형 변압기는 대개 발전소와 대규모 산업시설 등에 활용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송·배전망에도 사용된다.
변압기 수출이 몰린 곳은 미국이다. 지난 3·4분기 대형 변압기 미국 수출액은 2억8881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4.5% 늘었다. 전체 대형 변압기 수출액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3년 30%대에서 올해 3·4분기 62.3%로 늘었다.
미국의 변압기 수요가 확대되는 배경에는 노후 전력망 교체와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맞물려 있다. 기존 전력설비를 교체하는 동시에,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송·변전 인프라까지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 전반에서 전력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변압기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변압기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올해 4·4분기 울산 공장 증설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앨라배마 초고압 변압기 제2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미국 생산거점에는 초고압 송전망 구축에 필요한 765kV급 초고압 변압기 시험·생산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에 1억5700만달러(약 2083억원)를 투자해 2028년까지 현지 생산능력을 50% 이상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12월 부산 사업장에 1008억원을 투자해 부산 사업장 내 초고압 변압기 제2공장을 준공했다.
데이터센터 내 자체 발전설비가 확대됨에 따라 초고압 변압기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업황 피크아웃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후 설비 교체에 데이터센터발 전력망 증설 수요까지 더해지면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수주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자체 발전과 함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송전망·변전소 투자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수주 확대에 따른 주요 전력기기 3사의 실적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20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1% 늘어날 전망이다. LS일렉트릭의 연간 영업익은 전년 대비 69% 불어난 7206억원으로 예상된다. 효성중공업은 전년 대비 47.5% 늘어난 1조1014억원으로 전망된다. [email protected] 박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