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프랑스, 폭력시위 강경 대응…24일 시위에 군병력도 투입(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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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극좌세력 배후로 거듭 지목…이틀째 야간 통금, 석유가스 소지 금지 폭력시위 피해액 2조원 육박…정부, 피해 업체 지원책 발표 국채 10년물 금리 4.96%…독일과 스프레드 1.54%p까지 벌어져

프랑스, 폭력시위 강경 대응…24일 시위에 군병력도 투입(종합2보)
총리, 극좌세력 배후로 거듭 지목…이틀째 야간 통금, 석유가스 소지 금지
폭력시위 피해액 2조원 육박…정부, 피해 업체 지원책 발표
국채 10년물 금리 4.96%…독일과 스프레드 1.54%p까지 벌어져

17일 시위 당시 샹젤리제 거리 (출처=연합뉴스)
17일 시위 당시 샹젤리제 거리 (출처=연합뉴스)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지난 주말 폭력 시위로 얼룩진 프랑스가 20일(현지시간) 이틀째 지역별 부분 통행금지를 시행한다. 또한 오는 24일 예고된 시위에는 군 병력까지 포함해 보안 인력을 대거 배치하기로 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이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간밤에 특정 지역에 내린 통행금지가 사태 진정에 도움 됐다"며 "오늘 밤 필요한 곳에 새로운 통금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르코르뉘 총리는 "통금 결정은 현장에서 각 지역 행정관이 시장들과 협의해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리에선 이날 밤 11시에 두 번째 통금이 시작된다고 파리 경찰이 밝혔다.

프랑스 전역에서는 지난 17일 약 50만명이 교육 등 공공부문 투자 부족과 고(高)물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일부 참가자가 공공시설 방화와 상점 약탈, 기물 파손을 저지르면서, 이번 시위는 폭력 사태로 변질됐다. 약탈은 18일 밤까지 이어졌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각 지역에 통금과 같은 제한 조처를 권고했으며, 20일 밤사이 수도 파리와 북부 릴 등지에서 부분 통금이 시행됐다. 남서부 보르도, 남부 니스는 며칠간 통금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밤부터 20일 새벽까지 통금령이 내려진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는 헬기가 상공에서 불빛을 비추며 통금 준수 여부를 감시했다. 레알 주민 실뱅 쿠랑 씨는 AFP에 "새벽 1시에 헬기 소리를 듣자니 좀 숨 막힌다"며 "TV나 전쟁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라고 말했다.

19일 통금이 내려진 리옹에서 순찰 나선 경찰관 (출처=연합뉴스)
19일 통금이 내려진 리옹에서 순찰 나선 경찰관 (출처=연합뉴스)

리옹에서는 집회 금지령이 내려졌지만, 약 500명이 지역 관광청 건물 앞에 모였다. 이 건물은 주말 시위에서 방화 피해를 본 곳으로, 약탈 피해를 본 지역 상인들과 연대를 표시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모였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프랑스 당국과 지자체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날 '노란 조끼' 운동 측은 오는 24일에 시위 '2막'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비드 리스나르 칸 시장은 RTL 라디오에서 "지난밤 상황이 진정된 것은 기뻐할 일이지만, 다음 사태가 올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AFP, A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르코르뉘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당국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오는 24일 시위에는 경찰력을 "대규모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폭력 사태가 조직적이었으며 그 배후에는 극좌 세력이 있다고 거듭해서 주장했다.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도 "내부 보안군의 대체 인력으로 상티넬(군의 대테러 경계 작전) 병력을 투입하겠다"며 "경찰과 헌병대가 질서 유지 임무에 집중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 경찰은 프랑스 전역에서 석유·가스가 든 병이나 캔, 폭죽 소지를 일시적으로 금지했다고 밝혔다. 또한 고등학교와 대학교 인근 구역에서는 헬멧과 같은 보호장구 착용도 금지됐다.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19일 밤 파리에서 순찰하는 프랑스 경찰 (출처=연합뉴스)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19일 밤 파리에서 순찰하는 프랑스 경찰 (출처=연합뉴스)

이번 폭력 사태로 프랑스 전역에서 약 3천개 상점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닝스타 DBRS 글로벌 보험 책임자는 보고서에서 이번 사태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10억∼12억유로(약 1조5천억∼1조8천억원)로 추산했다.

파리상인연합회는 전날 낸 성명에서 "우리가 사설 경호업체를 고용해서 시설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파리와 우리 동네는 프랑스의 이미지를 대표하며 이런 일은 우리나라의 평판을 망치고 있다"고 정부 대응을 촉구했다.

파트리크 마르탱 프랑스경제인협회(MEDEF) 회장은 국가가 폭동 대응에 실패했다고 규탄했다.

유통업체 까르푸는 이날 폭력사태로 인한 고객 감소와 소비자 신뢰 훼손, 비용 증가를 이유로 올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롤랑 레스퀴르 프랑스 경제장관은 20일 기업 단체와 은행·보험업계 등과 간담회를 갖고 피해를 본 상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약탈, 파손 피해를 본 업체들을 대상으로 최대 5만유로(약 7천500만원)까지 무이자 대출과 연체 세금 유예, 사회보장 기여금 납부 유예, 폭력 사태에 따른 근로자 지원 등 대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깨진 상점 유리창 (출처=연합뉴스)
깨진 상점 유리창 (출처=연합뉴스)

제랄드 다르마냉 법무장관은 이날 정오 기준으로 149명이 구금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이후로 2천500명이 체포됐고 800여 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 대부분 즉결심판을 받거나 추후 심리에 출석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북부 도시 릴에서는 전과가 없는 20∼25세 남성 3명이 구도심의 비디오게임 상점을 약탈한 혐의로 즉시심판을 받아 10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바로 수감됐다고 다르마냉 장관은 전했다.

프랑스 당국은 또한 리모주 시청에 불을 낸 혐의로 남성 한 명을 체포했다. 리모주 시청 지붕 전체가 화염에 휩싸인 모습은 지난 17일 벌어진 폭력 시위의 상징적인 이미지로 프랑스 안팎에 큰 충격을 안겼다.

피의자는 극좌 운동과 연계돼 잠재적 위협 인물로서 감시 대상에 올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처참하게 타버린 리모주 시청 (출처=연합뉴스)
처참하게 타버린 리모주 시청 (출처=연합뉴스)

프랑스에서 재정 불안에 더해 시위와 폭력사태로 혼란이 커지면서 프랑스 국채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20일 장중 4.96%까지 올랐으며, 프랑스와 독일의 국채 10년물 금리 차는 1.5%포인트(p)를 넘어 1.54%p까지 벌어졌다.
앞서 프랑스 국채는 재정 불안이 급격히 확산한 이달 초에 2002년 7월 이후 최고치인 4.9937%까지 올랐고 독일 국채와 금리 차는 1.59%p까지 벌어졌는데 이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그동안 프랑스 공공부채 급증과 재정적자 확대, 정치 분열로 예산안 처리에 대한 의구심 등이 겹치면서 최근 프랑스 국채 가치는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주말 공공 부문 투자 확대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폭력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시장 불안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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