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전환 2.0 시대 AI, 도구를 넘어 동료로"
[기고]황희영 오픈서베이 대표
"AX 2.0 경쟁의 축은 워크플로우"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도구로 개인의 업무 속도는 빨라졌지만, 조직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워크플로우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 MIT 산하 NANDA의 보고서(State of AI in Business)에서 기업의 생성형 AI 파일럿 중 95%가 실질적인 재무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 배경이다. 국내 기업의 69.3%가 이미 인공지능 전환(AX)를 계획하거나 추진 중이라는 조사가 있을 만큼 도입 자체는 활발하다. 문제는 도입이 아니라 그 다음이다.
지금까지의 기업이 AX에서 부딪힌 벽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도구 도입을 곧 AX라 여기는 부분 최적화의 함정이다. 요약, 자동 분류 같은 도구를 도입해 특정 단계를 처리하는 시간은 줄었어도, 전체 워크플로우 기간은 그대로다. 목적에 따라 AI 도구를 각각 쓰다 보니, 한 단계에서 나온 결과를 다음 단계에서 활용하기 위해 사람이 직접 가공하고 검토하는 '병목'이 새로 생겼기 때문이다. 둘째는 데이터의 파편화다. 기업 내 데이터는 많지만, 개인의 컴퓨터나 부서별 폴더에 파편화되어 있다. AI가 조직의 과거 데이터나 맥락을 학습하거나 활용할 수 없다 보니 매번 일회성 답변만 내놓을 뿐 실제 의사결정에 쓸 만큼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주지 못한다.
이제 기술 도입에 발 빠른 기업을 중심으로 다른 관점이 자라고 있다. AI를 일부 업무에 활용하는 단순 '도구'가 아니라, 워크플로우 전반에 함께 일하는 '역량 있는 동료'로 보는 관점이다. 특히 맥락을 깊이 이해하는 버티컬 AI는 특정 영역에서 단순 업무 처리를 넘어 업무 설계부터 분석과 리포팅까지 워크플로우 전체를 전문적으로 완수한다.
국내에서 이 흐름은 의사결정에 병목이 심했던 '소비자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영역에서 구체적인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전담 데이터팀이 없거나 부서 간 데이터 격차가 큰 조직일수록 효과는 더 크다. 실제로 오픈서베이의 데이터스페이스는 설문 설계부터 데이터 정제 및 분석, 리포트 생성까지 전 과정에 AI가 전문가처럼 유기적으로 참여한다. 조직 내부에 흩어져 있던 문서나 데이터를 읽고, 과거에 진행한 조사 맥락까지 이해해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제안하는 '역량 있는 전문가' 역할을 수행한다. 그 결과 기존에 2주 이상 소요되던 리서치 워크플로우가 불과 하루 수준으로 대폭 압축된다. 추가 전문 인력 확보 없이 기존 인원만으로도 업무 처리량을 높이고, 의사결정 속도를 당기는 확실한 ROI(투자 대비 수익률)로 직결되는 것이다.
이제 기업에서는 AX를 위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어떤 도구를 살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동료와 일할 것인가"다. 도구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파편화된 업무 방식과 의사결정 병목을 해결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AI가 업무 전 과정에 참여해 일하는 흐름 자체를 단축하고 재설계하는 것이다. AX 1.0이 단편적인 도구 경쟁이었다면, AX 2.0의 경쟁 축은 워크플로우다. AI 도구를 도입한 회사와 AI를 동료로 들여 워크플로우를 혁신한 회사 간의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것이다.
황희영 오픈서베이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