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검거 2.5배·송환 2.6배... 초국가범죄 범정부 대응 1년
역대 최대 73명 단체송환에 '마약왕' 박왕열 임시인도까지... 보이스피싱 피해액 57.5% 감소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국경을 넘나드는 초국가범죄에 범정부 차원으로 대응한 지 1년 만에 동남아 지역 검거와 해외 도피사범 송환을 두배 이상 늘렸다. 개별 부처가 해외 사건을 따로 처리하던 방식을 현지 범죄거점을 직접 타격하는 방식으로 바꾼 결과다.
외교부와 법무부, 공소청, 경찰청 등 10개 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TF'는 21일 이같은 내용의 대응 1년 성과를 공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3일 관계장관회의에서 총력 대응을 지시한 지 오는 23일로 1년이 된다.
TF는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납치·살해되고 스캠 범죄가 잇따르자 지난해 12월 29일 출범했다. 스캠은 투자나 연애를 빙자해 송금을 유도하는 사기 범죄를 말한다.
정부는 지난 1월 23일 우리 국민 869명으로부터 약 486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73명을 역대 최대 규모로 단체송환했다. 지난해 11월 27일에는 대학생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인 중국인 리광호를 검거했다.
조직의 '머리'를 겨냥한 수사도 이어졌다. 10조원 규모 불법 도박사이트 총책을 아랍에미리트(UAE) 당국과 공조해 현지에서 검거한 뒤 지난 7월 4일 송환했고, 3조원대 도박사이트 핵심 조직원도 지난 14일 송환했다. 캄보디아 단속을 피해 카자흐스탄으로 거점을 옮긴 한국인 스캠 조직원 14명은 지난 7월 23일 검거해 국내로 데려왔다.
10년 가까이 풀리지 않았던 박왕열씨 송환도 이 기간에 이뤄졌다. 이 대통령이 지난 3월 3일 필리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인도를 직접 요청했고, 약 3주 만인 3월 25일 송환이 성사됐다.
송환 방식은 임시인도였다. 임시인도는 요청한 나라에서 형사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상대국이 자국의 재판이나 형 집행을 중단하고 범죄인을 한시적으로 넘겨주는 제도다. 박왕열은 2016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이른바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으로 2022년 4월 현지 법원에서 단기 52년·장기 6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형 집행이 송환을 막아온 장애물이었던 셈이다.
수치로도 성과가 확인됐다. 지난 1~9월 동남아 지역 검거 인원은 834명으로 전년 동기 340명의 2.5배였고, 도피사범 송환은 254명에서 655명으로 2.6배 늘었다. 캄보디아 스캠 관련 납치·감금 피해신고는 386건에서 19건으로 95.1% 줄었다.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1만8746건에서 9333건으로 50.2%, 피해액은 9867억원에서 4196억원으로 57.5% 감소했다.
정부는 앞으로 해외 거점 타격과 총책 검거, 범죄수익 추적·환수, 피해자 보호를 묶어 범죄조직의 기반 자체를 무력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 국회를 통과한 독립몰수제 관련 법률로 범인이 사망하거나 해외로 도피해도 범죄수익을 몰수·추징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1년은 부처별로 흩어져 있던 역량을 하나로 모아 대한민국의 초국가범죄 대응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 시간이었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초국가범죄가 근절될 때까지 정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