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또 미뤄지나..논쟁 속 추가 유예론 확산
[파이낸셜뉴스] 정부·여당이 가상자산 과세 추가 유예를 두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과세 인프라와 완전히 갖춰지지 않아 당장 내년부터 시행될 가상자산 과세가 아직 시기상조라는 업계 성토가 이어지고 있고, 야권에서 "청년들의 자산 형성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된다"고 반발하면서다. 국민의힘은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당론으로 정한 한편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에서도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가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세제개편안에 담지 않으면서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과세가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추가로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 내에서 분출하는 모습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세금을 거둬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과세 대상과 세수 추정치도 모르고, 세부 과세 기준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심지어 5대 거래소의 과세시스템도 완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투자소득세는 폐지하면서 가상자산에만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청년의 자산형성 사다리를 걷어차서 안 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동참한 조상혁 불개미 크립토 대표 등 청년 투자자들은 "행정기관과 거래소들이 준비가 됐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납세해야 하는 국민들은 어떤 명목으로, 어떤 방식으로, 얼마를 납세해야 하는지 아예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2년 추가 유예를 촉구했다. 이들은 추가 유예 기간동안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하고, 과세체계도 재설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상자산 과세 제도는 손실을 다음 해로 넘겨 공제하는 이월공제를 허용하지 않는데, 금투세 제도가 이를 허용하도록 한 것과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
과거 가상자산 과세 유예 또는 폐지 법안 제출은 국민의힘 의원들에 국한돼 있었는데, 최근 민주당에서도 가상자산 과세 유예 법안이 발의됐다. 박민규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제도 시행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2년 유예를 담은 법안을 냈다. 미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2029년 참여하는데, 시기를 맞추자는 취지다.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인 민병덕 의원도 지난 9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에 동의하지만, 공정하게 걷을 수 있는 기반부터 갖춰야 한다"며 과세 유예를 주장한 바 있다.
정부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21일 박민규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언급하며 조세 정의를 위태롭게 한다고 비판하며 맞섰다. 그는 ""정부와 집권당이 해야 할 일은 '과세의 포기'가 아니라 '합리적 설계'"라며 "민주당은 가상자산 과세 유예에 관해서는 국민의힘과 입장이 똑같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연일 이재명 정부·민주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조국혁신당이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두고도 맞부딪치며 차별화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email protected] 이해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