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뇌관 된 프랑스… 軍 투입 강수에도 국채금리 폭등
佛 국채 10년물 금리 4.96%
유로존 부채위기 때보다 심각
시위에 대테러 부대 투입 예고
신용등급 강등 위기 ‘폭풍전야’
프랑스의 국채 수익률이 과격 시위와 폭력사태 속에서 다시 치솟고 있다. 재정 건전화 조치가 시급하지만 민생지원을 요구하는 시위대 압박과 재정건전화 예산안조차 처리 못하는 분열된 정치권이 재정 위기를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20일(현지시간) 장중 4.96%까지 오르면서 프랑스와 독일의 국채 10년물 금리 차를 1.54%p까지 벌렸다. 이달 초 재정 불안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2002년 7월 이후 최고치인 4.9937%까지 오르고, 독일 국채와 금리 차는 1.59%p까지 벌어졌는데 이에 육박하는 수치이다. 이는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 부채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2010년대 초반 당시 수준도 넘어선다.
■국채금리 2002년 이후 최고치
시장은 내년 4월 대선을 6개월 앞두고 의회가 분열된 상황에서 원내 소수인 정부가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이에 대한 불신은 증시와 국채, 통화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면서 금융 시장을 흔들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한 430억유로 규모 신규 재정건전화 조치를 담았다.
프랑스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19%로 194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재정적자도 GDP의 5.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위대는 추가 지출을 통한 민생 지원과 공공서비스 개선 요구의 목소리를 높였다.
파리 증시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CAC40 지수는 20일 전날보다 0.38% 내린 채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시위와 재정 불안에 대한 우려로 고조되면서 1.1% 떨어졌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오는 23일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또 한번의 충격이 예상된다. 무디스는 프랑스에 Aa3 등급과 '부정적' 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짐 리드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프랑스는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 2027년 대선은 시장에 또 하나의 정치적 위험을 더했다"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 RBC 블루베이의 마이크 벨은 CNBC에 "프랑스가 자체적인 국가부채 위기에 빠질 실질적인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재정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4일 시위에 軍 병력 투입키로
지난 주말 공공 부문 투자 확대를 요구하는 55만명이 넘는 대규모 시위가 폭력 방화 사태로 번지면서 통행금지령까지 내려져 시장 불안은 더 커지면서 이 같은 추세를 더 부채질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크롱 정부는 시위대의 민생 지원·공공서비스 개선 요구와 금융시장의 국가부채·재정적자 축소 요구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생활비 상승에 대한 분노에 대응해야 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재정 절감을 요구받고 있다.
폭력 시위는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다시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고 있어 재정 불안을 더 부추길 전망이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20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지난밤에 통행금지가 사태 진정에 도움 됐다"며 "오늘 밤 필요한 곳에 새로운 통금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 파리와 북부 릴 등에 이어 남서부 보르도, 남부 니스 등에서도 며칠간 더 통금을 시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또 전국적으로 방화 약탈이 확산되자 오는 24일 예고된 시위에는 대테러 진압부대 등 군 병력까지 포함해 경찰 및 보안 인력을 대거 배치하기로 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폭력 사태가 조직적이었으며 그 배후에는 극좌 세력이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도 "상티넬(군의 대테러 경계 작전) 병력을 투입하겠다"며 "경찰과 헌병대가 질서 유지 임무에 집중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폭력 시위로 혼란이 가중되자 극우 성향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가 힘을 얻으며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다. 19일 발표된 클뤼스테르17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4월 1차 투표에서 르펜이 최소 31% 득표율로 결선에 1위로 오를 걸로 전망됐다.
[email protected]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