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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GX·AX, 미래성장의 두 엔진

파이낸셜뉴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2차관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2차관

기후위기 대응과 경제성장은 오랫동안 '양립할 수 없는 선택'으로 여겨졌다. 탄소감축은 기업에 비용 부담을 주고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녹색대전환(K-GX) 전략'은 기후위기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반전시키겠다는 국가 차원의 선언이자 실행전략이다.

핵심은 인공지능 전환(AX)과 녹색 전환(GX)의 결합이다. 인공지능(AI)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해 녹색 전환을 앞당기고(AX for GX), 그린 에너지는 AI 시대에 필요한 청정 전력을 공급한다(GX for AX). 두 기술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서로 성장을 이끄는 구조다. AX 기반 3대 메가프로젝트, 미래기술 기반 7대 시드(SEED) 프로젝트에 이어 GX 기반 10대 시그니처 프로젝트 등 세부 실행방안도 마련됐다.

녹색대전환이 성공하려면 세 개의 기둥이 튼튼해야 한다. 첫째는 탄소 다배출 산업구조를 그린 산업구조로 바꾸는 것이다.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 제조업의 뿌리 공정부터 탈탄소를 서둘러야 한다. 수소환원제철, 전기로 나프타분해시설(NCC) 등 녹색공정을 도입해 공급망 전체가 연쇄적으로 전환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는 청정기술과 탄소중립산업을 새 먹거리로 키우는 것이다.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해상풍력 풀스택 공급망, AI와 전력망을 결합한 K-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반도체를 잇는 주력 수출산업으로 육성한다. 10대 시그니처 프로젝트가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세계 청정에너지기술 투자액을 2조2000억달러로 추산했다. 이 분야는 중국이 앞서 있지만 국제사회는 탄탄한 제조업 기반과 첨단 기술력을 갖춘 한국을 중국에 필적할 대안으로 보고 있다.

셋째는 녹색기술과 산업이 자생할 수 있는 녹색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기업의 녹색투자가 비용이 아닌 수익으로 돌아와야 한다. 녹색 프리미엄이 보장되도록 기후가치평가 시스템을 정교화하고, 배출권거래제(ETS) 개편과 함께 민간 자발적 탄소시장(VCM) 개설도 장려한다. 금융이 녹색전환의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녹색금융·전환금융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고, 기업 녹색채권뿐 아니라 녹색국채도 발행해 기업 녹색투자를 뒷받침할 재원도 대폭 늘린다.

K-GX 전략이 힘을 받으려면 파격적인 투자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정부는 2035년까지 재정 200조원, 정책금융 790조원 등 총 1000조원을 투입한다. 기업들도 220조원 규모의 10대 시그니처 프로젝트 투자계획을 확정했다. 민관이 녹색대전환을 위한 총력전에 나선 셈이다.

네팔 빙하 붕괴, 전 세계적인 폭염과 폭우 등 극단적 기후변화는 이미 '뉴노멀'이 됐다. K-GX 전략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방어적 카드가 아니다. 기후위기라는 미증유의 도전과제를 대한민국 경제의 새 성장동력으로 바꾸겠다는 공세적 성장전략이다. K-GX가 성공하면 대한민국은 기후위기에 강한 나라로 거듭나고, 우리 기업들은 글로벌 녹색기술 재편 과정에서 선두주자로 녹색시장을 주도하며 '녹색 프리미엄'을 인정받게 될 것이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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