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3인 탑승 70% 그쳐… 개인보호장비 39%가 노후[소방관, 붉은 제복의 눈물]
(2) 인력난·열악한 장비
'2명이 응급처치' 원칙 못지켜
응급환자 이송 골든타임 위협
방화복·헬멧·공기호흡기 등
사용기한 지나 위험에 노출
심정지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에는 최소 3명의 대원이 필요하다. 1명이 운전하고 나머지 2명이 흉부압박과 인공호흡 등 응급처치를 분담하면서 환자 상태 확인과 이송 병원 연락까지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원이 2명뿐이면 운전자를 제외한 1명이 환자 처치를 도맡아야 한다.
정부가 올해부터 구급차 3인 탑승을 원칙으로 인력 배치기준을 강화했지만, 지난해 구급활동 10건 중 3건은 대원 2명 이하가 탑승한 상태에서 이뤄졌다.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의 생명을 지키는 개인보호장비도 10개 중 4개가 내용연수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구급차 3인 탑승 원칙 도입
21일 소방청의 '2026년 119구급서비스 통계연보'와 '2026년도 119구급서비스 품질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구급대원은 1만4412명으로 전년보다 176명 증가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1279명(9.7%) 늘었다. 그러나 실제 구급활동에서 대원 3명 이상이 탑승한 비율은 69.9%에 그쳤다. 2021년 61.6%에서 8.3%p 높아졌지만 여전히 70%를 밑돌았다. 지난해 2명 탑승 비율은 29.8%, 1명 탑승은 0.4%였다.
홍기정 서울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구급차에 2명만 탑승하면 1명은 운전을 해야 해 나머지 1명이 환자 처치를 모두 맡아야 한다"며 "흉부압박을 하면 인공호흡을 하기 어렵고, 인공호흡을 하면 흉부압박을 지속하기 어려운 만큼 기본적인 처치를 위해서라도 3인 탑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동 수요도 수도권에 집중됐다. 지난해 전국 119구급 출동 328만5957건 가운데 경기 80만1173건과 서울 54만4530건이 전체의 약 41%를 차지했다. 구급차 1대당 연간 출동 건수는 서울이 3382건, 경기가 2782건으로 강원(1000건)보다 많았다.
■전북 소방 보호장비 노후화율 서울의 6배
구급차 안에서는 환자를 살릴 인력이 부족한 반면, 화재 현장에서는 소방관 자신을 보호할 장비의 노후화가 문제로 드러났다. 소방청의 '2026 소방장비통계집'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개인보호장비 6종 60만5936개 가운데 23만5926개(38.9%)가 내용연수를 넘겼다. 공기호흡기 면체가 6만7260개로 가장 많았고 방화복도 6만4446개에 달했다.
지역별 격차도 컸다. 전북의 내용연수 경과율은 65.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세종 52.0%, 경기 49.3%, 충북 47.4% 순이었다. 반면 서울은 10.6%, 광주는 11.3%에 그쳤다. 전북의 경과율은 서울의 6배를 넘었다.
보호장비 노후화는 단순히 장비가 오래됐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방화복과 방화헬멧, 공기호흡기 등은 고열과 유독가스에 노출되는 소방관의 생명을 보호하는 장비다. 실제로 내용연수를 넘긴 장비 가운데 사용기간 연장수량은 17만525개로 경과수량의 72.3%에 해당했다. 전북은 내용연수를 넘긴 장비 2만326개 모두 사용기간이 연장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소방관의 안전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현장 매뉴얼을 소방대원의 안전까지 고려해 개선하고, 소방 로봇과 다목적 드론 등 첨단 안전 장비도 확충하고 선진화해야 한다"며 "소방대원들이 위험한 현장에서도 안전을 확보하며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