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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범람하는 불법·허위·과장광고, 왜 방치하나

파이낸셜뉴스

허위 '내돈내산', AI 가상광고 판쳐
제재 수위 높여 소비자 피해 막아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SNS에 이른바 '뒷광고'와 과장·허위 광고가 범람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지만 정부 당국은 속수무책이다. '내돈내산'(내가 돈을 주고 사서 쓴 제품)이라고 속인 광고성 글들이 최근 5년간 10만8709건이나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됐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나타나 있다.

주로 직업적 블로거들이 작성하는 이런 광고성 글들은 경제적 대가를 받고 쓴 것인데도 순수한 이용후기처럼 포장했다. 식당·미용실 등이 포함된 기타 서비스가 5791건(25.5%)으로 가장 많았고 의류·섬유·신변용품, 보건·위생용품, 식료품 및 기호품이 뒤를 이었다.

더 심각한 것은 인공지능(AI)이 생성한 가상인물을 이용한 광고다. 가상인물을 실제로 있는 의사나 전문가처럼 내세워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소비자를 유혹한다. 많은 소비자들이 SNS상의 이런 과장·거짓 광고에 속아 물품을 구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대가를 받은 광고성 글임을 명시하거나 AI로 제작한 가상인물을 이용했다고 표시하는, 최소한의 기준조차 지키지 않는 이런 광고들에 대한 제재 수위가 약하다는 점이다. SNS '뒷광고'는 한국인터넷광고재단에 연계해 게시물을 삭제하도록 유도하는 게 고작이다. AI를 활용한 가상광고는 계속 진화하면서 넘쳐나는데도 당국은 거의 손대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남·서초구의 성형외과 3곳이 공정위의 제재를 받은 것이 전부다.

그러는 사이 소비자의 피해와 불만만 커지고 있다. 광고성 글은 삭제만 할 게 아니라 반복할 경우 해당 블로거의 인터넷 이용을 제한하는 등의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 AI 광고는 판매업자를 추적해 제재해야 한다. 물론 중국 등 외국에 서버를 둔 광고도 있을 것이지만 다각적인 제재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종합편성채널은 물론 공중파 방송까지 제품 광고와 연계해 각종 건강상담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종편에서 건강 프로를 진행하는 동안 넌지시 도움이 되는 제품을 추천하고 바로 옆 채널의 홈쇼핑 방송을 통해 제품을 광고하는 식이다. 이런 식의 광고성 방송은 공공연히 제작되어 왔지만 심의당국은 모르는 척 손을 놓고 있다.

최근에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건강기능식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게 방송한 종합편성채널 4사에 일괄 법정제재를 의결했다. 이 정도로는 제재 수위가 약하다. 우선 협찬을 받았다는 표시도 없이 건강식품을 대놓고 추천하는 방송 프로그램은 제작을 중단시켜야 한다. 동 시간대의 홈쇼핑 연계 편성도 금지해야 한다.

사실상 광고인데도 그 사실을 숨기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하는 기법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AI가 발전하면 앞으로 더욱더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는 교묘한 수법에 속을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판단에 맡기기엔 이미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제품을 출시하는 업자들은 이런 불법적 광고 방법부터 찾기 마련이다.

더 적극적인 제재 수단이 필요하다. 상시 모니터링을 하거나 소비자의 신고를 받아서 불법적인 허위·과장 광고라고 판단되면 즉시 차단하고 거액의 과징금 부과나 형사고발 등으로 처벌하는 방안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허위광고는 생각하는 것만큼 작은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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