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트럼프, 지원유세 위해 지구 한 바퀴 날았다…4만4000㎞ 강행군
(워싱턴=뉴스1) 이훈철 특파원 = 11월 3일 중간선거를 13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오전에는 백악관에서 국정 일정을 소화하고, 오후 늦게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올라 격전지 유세장으로 향한 뒤 밤늦게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일정이 매일 반복되고 있다. 백악관은 강행군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21일(현지시간) 뉴스1이 백악관 공개 일정과 현지 보도를 토대로 집계한 결과, 지난달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 이후 전날 노스캐롤라이나 그린빌 유세까지 한 달새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유세를 위해 이동한 거리는 약 4만 3700㎞(약 2만 7100마일)로, 지구 한 바퀴(약 4만 75㎞)를 돌고도 남는 거리다.
이는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 등 출발지에서 각 유세지 인근 공항까지의 직선 비행거리를 합산한 것으로, 실제 항로를 감안하면 이동거리는 더 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당대회 이후 9월 16일 노스캐롤라이나 개스토니아 유세를 시작으로 한 달여 동안 14개 주에서 17차례 유세 무대에 올랐다.
이동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몰렸다. 1월 아이오와 유세부터 따지면 올해 트럼프 대통령은 31차례 유세에서 약 7만 1100㎞(약 4만 4200마일)를 이동했다. 이 가운데 1~9월 15차례 유세 이동거리는 약 2만 8500㎞(약 1만 7700마일)였지만, 지원유세 랠리가 본격화된 10월 들어서는 20일 동안에만 16차례 유세에 약 4만 2600㎞(약 2만 6500마일)를 날았다. 올해 전체 이동거리의 60% 가까이가 최근 3주에 집중된 셈이다.
가장 긴 여정은 지난 13~14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알래스카 와실라에서 유세한 뒤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가 하룻밤을 묵었고, 이튿날 애리조나 불헤드시티와 몬태나 칼리스펠에서 연달아 유세를 연 뒤 워싱턴으로 돌아왔다. 이틀 동안 비행한 거리만 약 1만 3900㎞(약 8600마일)로, 서울~뉴욕 편도(약 1만 1000㎞)보다 길다.
바쁜 일정 탓에 하루의 시작과 끝이 유세 이동으로 채워지는 날이 다반사다. 백악관 공개 일정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저녁 캔자스주 파크시티 유세를 마치고 전날인 20일 새벽 1시를 넘겨서야 백악관에 도착했다.
불과 7시간 뒤인 20일 오전 8시 다시 업무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5시 25분 백악관을 떠나 6시 53분 노스캐롤라이나주 피트-그린빌 공항에 도착해 연설 무대에 섰다. 유세 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돌아온 시간은 밤 10시 53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에도 '7일 7개 주'를 도는 강행군을 이어간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캔자스, 20일 노스캐롤라이나에 이어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 22일 아이오와주 수시티, 23일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를 찾고, 24일 조지아주 메이컨을 거쳐 25일 미시간주 세인트클레어 카운티에서 유세를 연다. 남은 일정까지 소화하면 25일까지 누적 이동거리는 약 5만 3900㎞(약 3만 3500마일)로 불어난다.
자금도 쏟아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성명을 통해 선거일까지 4억 달러(약 5301억 원) 이상을 쓸 것이라며, 이미 광고와 유권자 접촉, 유세, 투표 독려 등에 3억 달러(약 3976억 원) 이상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행보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중간선거였던 2018년 막판 몇 주 동안 15개 주에서 23차례 유세를 했지만, 이번처럼 장거리 비행과 하루 두 번 유세가 촘촘히 이어진 적은 없었다. 2024년 대선 당시 81세였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오전 11시~오후 5시 사이에 일정을 몰고 30분 미만 연설을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과도 대비된다.
다만 우려의 시선도 있다. 진보 성향 매체 뉴리퍼블릭은 빡빡한 일정이 고령 대통령의 건강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계단을 내려와 차량에 오르던 중 숨이 찬 모습이 포착됐다고 지적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도 지난 5월 백악관 주치의 소견서가 트럼프 대통령을 "매우 건강하다"고 평가했지만, 체중이 238파운드(약 108㎏)로 지난해 4월 검진 때보다 14파운드(약 6.4㎏) 늘었다고 보도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주치의였던 심장 전문의 조너선 라이너 박사는 소견서가 트럼프 대통령의 낮 시간 피로와 졸음 문제를 다뤘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15일 정도 남았는데 유세를 18번쯤 한다"며 "일이긴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 앞에서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달 초에는 피로하지 않냐는 기자 질문에 "나는 절대 지치지 않는다. 만약 지쳤다면 큰 기사가 됐을 것"이라고 받아넘겼다.
데이비드 잉글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의 건강 상태와 향후 일정을 묻는 뉴스1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를 해결하고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하고 있으며, 여전히 매우 건강하다"며 "대통령은 중간선거에 집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미국 전역을 누비며 상식에 기반한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국민에게 직접 알릴 것"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