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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 충북에 몰리브덴 생산설비 구축...차세대 반도체 소재 공급 강화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벤자민 하인 머크 일렉트로닉스 CEO. 머크 제공
벤자민 하인 머크 일렉트로닉스 CEO. 머크 제공

[파이낸셜뉴스] 독일 과학기술 기업 머크가 충북 음성에 몰리브덴 전구체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차세대 반도체 소재의 국내 공급을 강화한다. 한국 고객사의 생산 확대와 공정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소재 생산부터 공급 시스템, 기술 지원까지 현지에서 연계한다는 전략이다.

한국머크는 22일 음성 사업장에서 이산화이염화몰리브덴(MoO₂Cl₂) 생산설비 개소식을 개최한다. 지난 5월 취임한 벤자민 하인 머크 일렉트로닉스 최고경영자(CEO)가 처음 방한했으며, 슈레시 라자라만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주요 경영진도 한국을 찾았다.

몰리브덴은 반도체 미세화와 메모리 고단화에 대응할 차세대 소재로 꼽힌다. 메모리의 수직 적층이 늘어날수록 전기저항을 낮추고 복잡한 구조의 표면에 균일하게 막을 형성하는 기술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머크 측은 전날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기존 텅스텐 공정과 비교해 몰리브덴은 전류가 흐를 공간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구조가 미세해질수록 전자의 이동을 방해하는 표면 산란 등의 영향이 커지는 만큼, 몰리브덴의 적용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낸드를 시작으로 향후 D램과 로직 소자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구체적인 채택 비중과 확대 속도는 고객사별로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후면 전력 공급 구조에 대한 적용 역시 구조의 크기와 기존 소재 대비 이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봤다.

이번 음성 설비에서 생산하는 몰리브덴은 화학기상증착(CVD)과 원자층증착(ALD)에 사용하는 특수 전구체다. 머크는 이를 안산 사업장에서 생산하는 'CK VAPOR' 공급 시스템과 결합해 제공한다. 회사 에 따르면 이 솔루션은 99% 이상의 소재 사용 효율과 안정적인 공급을 바탕으로 대량생산을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새로운 소재의 채택을 늘리려면 성능 검증과 함께 고객사의 양산 일정에 맞춘 공급 체계도 갖춰야 한다는 취지다. 머크는 음성의 소재 생산 역량과 안산의 공급 시스템, 글로벌 연구·기술 네트워크를 연계해 고객사의 소재 인증과 공정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신규 설비의 구체적인 생산능력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 내 추가 투자 가능성도 열어뒀다. 머크 측은 향후 4~5년간 한국 반도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으며, 5년 내 반도체 소재·솔루션 수요가 두 배로 늘어나는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고객사와 준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국내 기관·공급사와 협력을 확대하고 시제품과 소량 생산 대응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극자외선(EUV) 소재는 이미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시설 증설에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고객사의 EUV 장비 도입과 신규 팹 확대, 제품 채택에 맞춰 국내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첨단 패키징도 주요 성장 분야로 제시했다. 머크 측은 단기적으로 생산능력 부족을 해소하는 것이 과제이며, 중장기적으로는 3차원 구조 확대에 대응할 소재와 공정 혁신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전공정에서 쌓은 소재 기술을 첨단 패키징으로 확대하는 한편, 소재의 품질과 순도를 관리하는 계측·검사 기술도 강화할 계획이다.

하인 CEO는 "AI는 반도체 산업을 변화시키며 복잡성과 혁신의 속도를 한층 높이고 있습니다. 기존의 미세화 방식과 개별 소재의 발전만으로는 미래 성장을 지속하기 어려워 다음 혁신의 물결은 시스템 통합이 이끌 것"이라며 "머크가 강력한 소재 전문성을 기반으로 통합 워크플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화학 소재와 공급 시스템을 통합한 몰리브덴 솔루션은 이러한 접근 방식의 성공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머크는 2020년까지 한국에 2억2000만유로 이상을 투자했으며, 2021년에는 6억유로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현재 관련 투자 프로젝트들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2015년 설립된 음성 사업장은 2023년 엠케미칼 인수를 통해 머크에 편입됐으며, 현재 약 100명이 근무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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