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헬스 레저

구름 위 그네 조지아 메스티아, 유럽 최고(最高) 마을 우슈굴리 [이환주의 내돈내산]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조지아 '렌터카로 11박' 일주..트빌리시부터 바투미까지 (6화)

중세시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만드는 조지아 메스티아의 석탑을 배경으로 여행객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이환주 기자
중세시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만드는 조지아 메스티아의 석탑을 배경으로 여행객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이환주 기자
메스티아 인근 헤시키리 전망대에 있는 그네.
메스티아 인근 헤시키리 전망대에 있는 그네.
우슈굴리의 전경.
우슈굴리의 전경.

[파이낸셜뉴스] 쿠타이시에서 1박한 곳은 '호텔 메모어(hotel memoire)'란 곳으로 대체로 음식이 별로였던 다른 숙소와 비교해 조식이 훌륭했다. 조지아 음식은 대체로 밀가루를 활용한 빵과 치즈 등 유제품, 그리고 일부 고기류 음식이 있는데 한국과 비교하면 한참 아래다. 예를 들어 조지아에 가면 한 번쯤 반드시 먹게 되는 만두 같은 음식인 '힌칼리'의 경우 맛집 기준으로도 한국 대기업 냉동 만두(비비고)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는것보다 훨씬 별로였다. 쿠타이시에서 조식을 먹고 다음 목적지인 메스티아로 향했다. 거리로는 220km 정도로 아침을 먹고 출발했는데 차로 약 6시간 정도 걸렸다. 숙소는 할머니가 운영하는 호스텔 같은 느낌으로 벽면에는 세계 각국에서 이곳을 찾은 여행자들의 사진이 걸려있었다.

쿠타이시 호텔 메모어의 조식.
쿠타이시 호텔 메모어의 조식.
메스티아 숙소 벽면에 걸린 관광객의 사진과 각 나라의 지폐.
메스티아 숙소 벽면에 걸린 관광객의 사진과 각 나라의 지폐.

조지아 11박 렌터카로 여행하기 주요일정
날짜 동선 및 일정
Day 1 인천공항-알마티공항(환승)-트빌리시 도착
Day 2 카즈베기 이동-다리알리 수도원-게르게티 삼위일체 교회-피라니슈빌리의 거대 조각상
Day 3 카즈베기서 주타 이동-주타 트레킹
Day 4 구다우리 이동-파노라마 전망대-아나누리 요새-므츠헤타 이동-즈베리 대성당-스베티츠호밸리 대성당
Day 5 시오므그비메 수도원-일리아 차브차바제 동상-바그라티 성당-프로메테우스 동굴-쿠타이시 시내 구경
Day 6 메스티아 이동 - 하츠발리 스키 리조트·주룰디 산 - 헤스키리 전망대
Day 7 우슈굴리 1 day 트레킹, 메스티아 복귀, 우사헬로 길

스반 탑 사이로 걷는 중세의 도시 메스티아

같은 조지아 였지만 메스티아의 오래된 건축물은 앞서 방문한 곳들과 전혀 다른 스타일이라 다른 나라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을 곳곳에 있는 석조 탑(코시키)들은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게임 속 마을에 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로 이곳에는 9~12세기 중세 시대 외세의 침략과 마을의 방어를 위해 '스반 탑'을 여럿 지었다고 한다. 보통 3~5층 높이(20~25m)로 위로 갈수록 약간 좁아지는 사각 기둥 모양이다. 맨 위층에는 창문 역할을 하는 구멍이 뚫려 있다.

메스티아 첫 일정으로 '찰라아디 빙하'를 보는 트레킹 코스를 도전하려 했지만 8월의 햇살이 너무 뜨겁고 앞서 조타 트레킹과 매일 매일의 타이트한 여정으로 체력이 달려 깔끔하게 포기했다. 대신 차량으로 이동이 가능한 주룰디 산과 하츠발리 리조트를 찾았다.

케이블카가 있는 장소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뒤 먼저 스키 리프트를 타서 산의 중턱까지 올랐다. 차량으로 언덕의 굽이길을 오르는데 배낭을 매고 트레킹을 하는 사람도 종종 보였다. 날씨나 체력, 특히 여행자의 시간을 고려하면 단기 여행자가 도전하기에는 무리인듯 싶었다. 리프트에서 케이블카로 바꿔 탄 뒤 해발 2348m의 주룰디 산 정상에 손쉽게 도착했다. 아기자기한 한국의 산들과 달리 웅장하고 거대한 초록의 산들이 흰 구름 모자를 쓰고 있었다. 산 정상에는 야외 데크가 있는 카페가 있었는데 일부 관광객들이 맥주를 마시기도 했지만 우리는 미리 준비한 1.5L 생수로 대신했다.

주룰디 산으로 올라가는 리프트.
주룰디 산으로 올라가는 리프트.
주룰디 산 중턱에서 케이블카로 갈아 타고 더 올라가는 코스다.
주룰디 산 중턱에서 케이블카로 갈아 타고 더 올라가는 코스다.
주룰디 산에서 바라본 풍경. 코카서스 산맥의 산들이 구름 모자를 쓰고 있다.
주룰디 산에서 바라본 풍경. 코카서스 산맥의 산들이 구름 모자를 쓰고 있다.
2348m 주룰디 산의 정상을 가리키는 표지판.
2348m 주룰디 산의 정상을 가리키는 표지판.
주룰디 산 정상에 있는 카페의 데크에서 관광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주룰디 산 정상에 있는 카페의 데크에서 관광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게 바로 여행이지"…해발 1900m 천국의 그네에 앉아

주룰디 산을 내려와 다시 차를 몰고 인근에 있는 '헤시키리 전망대'를 찾았다. 계획없이 즉흥적으로 들린 곳이었지만 조지아 그 어느 곳과 비교해도 경치만 놓고 보면 톱3 안에 들 정도였다. 여행객들에게 유명한 인생샷 명소이자 힐링 포인트다. 관광객들이 줄지어 있는 '천국의 그네'는 해발 1900m 고산 능선 끝자락에 있어 그네에 올라 발을 차면 구름 속을 향해 날아가는 듯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언덕 능선에 비스듬히 누워 발을 뻗고 코카서스 계곡의 푸른 산맥을 내려다 보니 '이게 바로 여행이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늘은 불순물 없는 파란 물감을 뿌려 놓은 것처럼 맑았고 동행은 내 오른쪽 팔을 배고 휴식을 취했다.

이날은 오랜 시간 운전으로 피곤했기 때문에 근처의 튀르키예 음식점에서 케밥을 먹었다. 치킨과 양 고기 꼬치에 단순한 흰 쌀밥 조합이었지만 조지아에서 이정도면 나름 선방이었다. 와인대신 조지아 맥주를 한병 비웠다. 저녁을 먹고 밤에는 메스티아 메인 도로를 산책하다 '지오스 도너'란 곳에서 '샤우르마'를 먹었다. 샤우르마란 얇은 빵에 고기를 싸먹는 케밥을 부르는 현지 말이다.

헤시키리 전망대에 있는 천국의 그네.
헤시키리 전망대에 있는 천국의 그네.
헤시키리 전망대의 모습.
헤시키리 전망대의 모습.
헤시키리 전망대 능선에서 기자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헤시키리 전망대 능선에서 기자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해시키리 전망대의 뒷편.
해시키리 전망대의 뒷편.
메스티아의 한 튀르키예 식당에서 주문한 조지아 맥주.
메스티아의 한 튀르키예 식당에서 주문한 조지아 맥주.

우슈굴리 트레킹, 빙하 앞에서 발길을 돌리다

메스티아 둘 째날은 현지 1데이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해 인근에 있는 우슈굴리 트레킹에 참가했다. 렌트한 4륜 차량이 있었지만 우슈굴리까지 가는 길이 험악해 현지 차량을 이용하기로 했다. 10여명의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약 2시간 정도 걸려 우슈굴리에 도착했다.

우슈굴리는 코카서스 산맥 북서부 고산지대에 위치해 만년설을 볼 수 있으며 유럽에서 가장 높은 거주 마을로도 유명하다. 해발 2100~2200m 고지에 있으며 사계절 내내 사람이 거주하는 유럽 최고 고지 마을 중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돼 있다.

우슈굴리 트레킹의 하이라이트는 조지아 최고봉인 쉬하라산(5193m) 빙하 트레킹이다. 우슈굴리 마을 중심에서 출발해 쉬하라산 아래 거대한 빙하 혀가 시작되는 지점까지 다녀오는 코스다. 왕복 약 18km 거리로 도보로 5~6시간이 걸린다.

우슈굴리 중심가 하차 지점을 구경하고 트레킹을 시작하는 초입 부근에서 결혼 반지를 잃어버린걸 알았다. 하차 지점 식당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다행히 다른 직원이 자신의 손에 끼고 있어서 돌려 받았다. 트레킹을 하기전 선크림을 바르기 위해 반지를 테이블 위에 두었다가 다시 끼는 걸 깜박한 것이다. 잔소리를 듣고 이후 일정에서는 샤워를 할 때도 반지를 끼고 다녔다.

트레킹 초반은 평지로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일부 여행자들은 말을 타고 트레킹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느 정도 걷다 보니 빙하를 보는 곳까지 가는 것은 시간적으로 무리다 싶었다. 중간 지점에서 돌아서 가는데 키가 180은 넘어 보이는 유럽권 국가의 남자 2명이 지나갔다. 인사를 건네고 안부를 물은 뒤에 트레킹의 최종 목적지에 있는 빙하의 모습을 사진으로 구경했다.

우슈굴리 트레킹 시발점에 있는 조형물.
우슈굴리 트레킹 시발점에 있는 조형물.
만년설을 볼 수 있는 우슈굴리 마을의 전경.
만년설을 볼 수 있는 우슈굴리 마을의 전경.
일부 여행객들은 말을 빌려 트레킹을 하기도 한다.
일부 여행객들은 말을 빌려 트레킹을 하기도 한다.
우슈굴리 트레킹 도로.
우슈굴리 트레킹 도로.
빙하를 보는 트레킹을 마치고 돌아오는 두 남성.
빙하를 보는 트레킹을 마치고 돌아오는 두 남성.

즉흥 방문한 우사헬로 길에서의 힐링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저녁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었다. 차량을 몰고 '우사헬로 길(뷰포인트)'로 향했다. 우사헬로 길은 오지 국립공원인 바쉬로바니 국립공원 내에 있는 전망대로 향하는 오프로드 구간이다. 비포장 도로로 가는 길에 돌멩이와 흙길이 많아 운전에 애를 먹었다. 황색 계곡물이 거칠게 흐르는 위로 위태롭게 유지하고 있는 흔들 다리가 인상적이었다. 다리를 지나 계속 오르면 찰라아디 빙하로 갈 수 있는 코스였지만 인근의 경치만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은 구글 리뷰가 좋았던 '비흐나시(Vichnashi)'란 작은 식당에서 해결했다. 조지아 여행 첫날 먹었던 오이 토마토 샐러드, 돼지고기 구이, 한국식 김치찌개 맛이 난다는 '오스트리'란 요리를 먹었다. 리뷰대로 가성비가 좋은 식당이었다. 메스티아와 우슈굴리 여행의 백미는 하드 트레킹인듯 했지만 체력 이슈로 트레킹은 찍먹 정도만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트레킹 없이도 조지아의 대자연을 감상하고 중세 시대를 재현한 듯한 도시의 경치도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우사헬로 길의 흔들다리.
우사헬로 길의 흔들다리.
흔들다리가 위태로워 보인다.
흔들다리가 위태로워 보인다.
안내 표지판.
안내 표지판.

[email protected] 이환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