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고려아연 상대 주주대표소송 1심 패소...최윤범 이사진 '선방'
[파이낸셜뉴스]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대항 자기주식(자사주) 공개매수 결의와 관련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주주대표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당시 이사회가 내린 자사주 취득 결정이 경영상 재량 범위 내에 있으며, 상법·정관 등에서도 위반 행위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0민사부(재판장 부장판사 김석범)는 22일 영풍이 최윤범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고기일에서 영풍·MBK 측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 2024년 9월 13일 영풍은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주당 83만원에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개시했다. 이에 맞서 최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회가 같은 해 10월 2일 주당 89만원에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대항 공개매수를 결의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영풍 측은 당시 결의가 경영진의 지위 보전만을 목적으로 해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를 위반했고, 특정 목적 임의준비금을 이사회 결의만으로 사용해 상법상 취득 한도와 정관을 위반했다며 주주대표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영풍 측이 주장한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 위반 주장을 전면 배척했다. 재판부는 "이사는 경영에 관한 판단을 할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며 "법령에 위반됨이 없이 합리적으로 이용 가능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조사·검토해 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신뢰해 경영상 판단을 내렸고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특히 이사진이 사전에 외부 법률자문을 구하고 법원의 가처분 신청사건 결정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일정 비율 할증에 따른 가격 조건과 자금조달 방안을 전제로 판단한 점이 참작됐다.
영풍 측은 주주총회 결의로 적립한 특정 목적 임의준비금을 자사주 취득에 투입한 것이 상법상 자기주식 취득가액 제한 규정 및 정관 위반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자기주식 취득가액 한도 규정은 취득할 수 있는 가액의 회계관념상 '총액 규모'를 제한한 규정일 뿐"이라며 "주식 취득 자금이 어느 항목을 재원으로 한 것인지 여부를 가지고 위 규정 위반을 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영풍이 주장한 특정 목적 임의준비금은 상법 해당 조항이 열거하는 제한 항목에 속하지 않아 이를 취득 재원으로 사용한 것이 법령 위반이 될 수 없다고 봤다.
고려아연 정관과 관련해서도 "대상회사 정관이 중간배당 시 특정 목적 임의준비금을 재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 정관 규정을 자기주식 취득에 유추적용할 수는 없다"며 위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로 최윤범 회장 등 현 고려아연 이사진은 대항 자사주 공개매수의 절차적 적법성과 경영 판단의 정당성을 법원으로부터 인정받게 됐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