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중동 거점 넓히는 삼성… '오일' 대신 'AI 인프라' 잡는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재용 회장 UAE 현장경영
UAE 추진 AIDC '스타게이트'
전력 수요 위해 발전소 등 선점
계열사 묶어 첨단산업 전환 주도
중동 정상 만나고 직원과 스킨십

중동 거점 넓히는 삼성… '오일' 대신 'AI 인프라' 잡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중동 현장경영은 에너지·건설 시장에서 쌓은 사업 기반을 인공지능(AI) 시대의 성장동력으로 확장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산유국들이 석유 중심 경제에서 첨단산업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이 회장도 정상급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다지고 현장에서 사업 기회를 구체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지정학적 불안 속에서도 해외 사업을 지키는 임직원들을 직접 챙기는 것 또한 중동 지역의 중요성을 인식한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중동사업, 원전에서 AI 전력망으로

2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 다프라 가스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찾았다.

이 회장의 이번 방문은 그동안 강조해온 도전적 경영의 연장선으로, 이 회장은 2022년 12월 회장 취임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찾은 UAE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에서 당시 중동 법인장들에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당부한 바 있다.

기존 사업의 안정적 수행과 함께 다음 성장 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란 것으로, 중동에서 삼성의 사업 기회는 대형 건설·플랜트를 넘어 AI 인프라로 확대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선 반도체와 통신망 외에도 대규모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란 점에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E&A의 시너지가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란 분석이다.

UAE가 추진하는 5기가와트(GW) 규모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가 중동의 투자 방향이 첨단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는 가운데,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알 다프라 발전소도 1GW 규모 전력 인프라는 향후 첨단산업의 전력 수요에 대응할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삼성물산은 바라카 원전 건설 참여에 이어 지난해 7월 UAE원자력공사와 글로벌 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공동 개발·투자 업무협약을 맺으며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고 삼성E&A도 지난해 UAE에서 2조5000억원 이상 규모의 TA'ZIZ 메탄올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에너지 설비와 디지털 인프라 양쪽에서 사업 접점을 확보하고 있다.

■정상급 교류와 현장점검 진두지휘

이재용 회장은 중동 주요 인사들과 교류하며 협력의 폭을 넓히며 글로벌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019년 2월 무함마드 빈 자예드 당시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 반도체·5G·AI 협력을 논의한 데 이어, 같은 달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반도체 생산라인과 통신 장비를 직접 소개했다. 사우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도 건설·에너지·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러한 교류는 생산·연구개발 현장 점검과 맞물려 있다. 2023년 추석 연휴에는 이스라엘 연구개발센터, 이집트 TV·모바일 공장, 사우디 터널 공사현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기술 확보부터 제품 생산, 인프라 건설까지 관계사들의 경쟁력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사업 확대 방안을 살핀 이 회장의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은 중동 밖에서도 이어졌다. 2024년에는 말레이시아 삼성SDI 배터리 공장과 필리핀 삼성전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라인을 찾았다.

해외 사업의 실행력을 뒷받침하는 임직원에 대한 격려도 이어갔다. 지난 3월 중동 3개국 체류 임직원 500여명과 가족들에게 선물을 보낸 데 이어, 이달 16일에는 중동 9개국 파견 임직원 730명과 가족들을 챙긴 이 회장은 이번 UAE 방문에서는 현장 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하며 근무 여건과 애로사항을 들었다.

[email protected] 김학재 기자


#이재용 #중동 #삼성전자 #에너지 #인공지능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