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S 위험기업 찾아 재무구조 개선 제안"… 자문시장 커진다
M&A자문업계 '새 사업 기회'로
위기 직면 전 잠재적 재무위험 점검
자산매각·자본확충·투자유치 제시
국내기업 PRS계약잔액 20조 넘어
주가수익스와프(PRS)를 활용한 기업들의 잠재적 재무위험이 투자은행(IB) 및 인수합병(M&A) 자문업계의 새로운 사업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자문사들은 기업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기 전에 잠재적 재무위험을 분석하고 자산 매각이나 외부 투자 유치 등 선제적인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PRS 계약에 따른 조기정산이나 추가 담보 제공 부담이 기업의 자금 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자체 현금창출력이 부족한 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자문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PRS 위험기업 선별 나선 M&A 자문업계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일부 M&A 자문사들은 최근 두 달 사이 PRS 계약에 따른 잠재적 재무위험이 있는 기업들을 선별하고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기업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이후 자문을 요청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책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한 M&A 자문사 관계자는 "저희 같은 자문사들이 잠재적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알고 먼저 찾아가 '이렇게 해결해 보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PRS 관련 재무위험이 향후 자문시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그런 시장이 크게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것 때문에 열심히 찾아다니는 자문사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PRS는 기업이 보유 주식을 매각하거나 자회사 신주를 투자자에게 넘기면서 향후 주가 변동에 따른 손익을 정산하는 계약이다. 기업은 지분을 활용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기초자산 가치가 하락하면 계약 조건에 따라 정산금 지급이나 추가 담보 제공 등의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PRS 계약잔액은 20조원을 넘어섰다. 주요 그룹별 누적 계약금액은 SK그룹이 약 7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화그룹 3조6000억원, 포스코그룹 2조5000억원, LG그룹 2조원, 롯데그룹 1조8000억원 등이다.
■조기정산·마진콜 부담…기업별 유동성 위험 차별화
신용평가사들도 PRS가 기업의 실질적인 재무부담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PRS의 신용위험은 계약 규모뿐 아니라 기초자산의 환금성과 조기정산 약정, 기업의 재무적 완충력에 따라 달라진다는 분석이다. 상장주식은 투자자가 시장에서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비상장 또는 해외 자회사 주식은 가치평가와 매각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계약 구조에 따라 기업이 사실상 차입금에 준하는 상환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이나 해외 자회사 주식은 투자자가 쉽게 처분하지 못할 수 있어 관련 부담이 기업에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경우 PRS 조달액의 상당 부분이 사실상 차입금처럼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조기정산 의무도 변수다. 일부 PRS 계약에는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만기 이전에 정산 의무가 발생하는 약정이 포함될 수 있다. 기초자산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에도 계약상 추가 담보 제공 약정이 있다면 마진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기존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일수록 이러한 약정이 유동성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PRS에 조기정산 트리거가 있더라도 기업의 재무적 완충력이 충분하다면 부담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반대로 이미 유동성 부담이 높은 기업에서는 같은 약정이 더 큰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PRS 관련 잠재적 재무부담이 기업들의 비핵심 자산 매각과 외부 투자 유치, 자본확충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