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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주민들은 대남 확성기도, 지뢰 폭발도 모른다…꼭꼭 숨긴 북한

뉴스1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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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2024년 10월 13일 노동신문 1면에 게재된 무인기 사태를 비난하는 김여정 당시 노동당 부부장 명의의 담화.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2024년 10월 13일 노동신문 1면에 게재된 무인기 사태를 비난하는 김여정 당시 노동당 부부장 명의의 담화.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email protected]
북한이 이달 중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를 예고한 22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성시 접경 지역에 대남 확성기가 보이고 있다. 2026.10.22 ⓒ 뉴스1 최지환 기자
북한이 이달 중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를 예고한 22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성시 접경 지역에 대남 확성기가 보이고 있다. 2026.10.22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윤주현 기자 = 북한이 지난달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로 촉발된 남북 간 갈등 상황을 주민들에게는 꼭꼭 숨기고 있다. 내부적으로 관련 사실을 알리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23일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9월 DMZ 지뢰 폭발 사고 이후 '북한군 매설 지뢰 폭발'이라는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의 조사 결과를 부인했다. 우리 군이 이후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북한이 남북 단절 조치로 진행 중인 '국경선 요새화'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전협정 위반 행위에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으로 대응하자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나 MDL 일대에 '사냥조'나 '화력구분대' 등 군사력 증강 배치를 시사하며 긴장을 고조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입장과 관련 동향은 대부분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의 입을 통해 전파되고 있다. 문제는 지뢰 폭발 사고 이후 그가 발표한 7차례의 담화는 한 차례도 북한 주민들에게 전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관영매체는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과 국영방송인 조선중앙TV다. 북한은 인터넷으로만 기사를 공개하는 조선중앙통신도 권위 있는 입장을 발표하는 관영매체로 운영하고 있지만, 노동신문과 TV가 통신의 보도를 전하지 않는다면 주민들은 이를 자유롭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김 부장은 지난 9월 30일엔 DMZ 지뢰 폭발 사고의 혐의를 부인하는 담화를 냈다. 10월 2일에도 같은 내용의 담화가 발표됐다. 지난 8일과 9일에도 DMZ 사건이 우리 측의 '자작극'이라고 비난하며 우리 정부의 의료지원 계획까지 비난한 김 부장은 19일엔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21일과 22일에도 확성기 방송과 MDL 일대에 무력 증강 배치 가능성을 시사하는 위협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 담화들은 한 번도 노동신문에 실리거나 TV에 방영되지 않았다.

2020년엔 '삐라' 문제로 전국에서 규탄집회, 2024년엔 노동신문 1면에 '무인기 사태' 공개

이는 과거 북한이 남북 간 갈등을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 고취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북한은 지난 2020년 6월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삐라) 살포를 문제 삼으며 대남 공세를 펼쳤다. 김 부장(당시는 부부장)의 대남 비난 담화가 노동신문에 공개된 데 이어 평양과 개성 등 각지에서 대남 규탄을 위한 대규모 군중집회를 개최했다. 이는 북한 당국이 전 주민에 '경색된 정세'를 알리고 이와 관련한 각종 선전선동용 동원 행사를 진행하며 결속을 꾀했다는 뜻이다.

당시 노동신문의 2020년 6월 7일 자엔 평양 청년공원야외극장에서 열린 청년학생들의 항의집회 소식이 실렸고, 이튿날에는 개성시 노동계급과 직맹원들의 규탄집회 소식이 전해졌다. 신문에는 평범한 노동자와 하급 간부들이 우리 측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반향' 기사나 논설이 연일 게재됐다. 이는 결국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의 '폭파'라는 초대형 사건으로 이어졌다.

2024년 10월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 발생 때도 북한의 대응 방식은 2020년과 비슷했다.

북한은 그해 10월 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외무성 중대 성명'을 통해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했다고 주장한 뒤, 이튿날 노동신문 1면에 '주권 사수, 안전 수호의 방아쇠는 주저 없이 당겨질 것이다'라는 제목으로 강경한 입장을 밝히는 대대적 보도와 성명 전문을 게재했다.

이어 14일에는 '조선 인민이 격노하였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주민들의 대남 보복 여론을 부각했다. 이 역시 내부적으로 '긴장된 분위기'를 조성해 결속을 다지고 우리 측에는 압박을 강화하려는 북한식 선전선동이자 대남 전략이었다.

반면 이번에는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에 군사적 충돌 우려가 있는 군사력 증강 방침까지 거론하고 있음에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규탄집회나 대대적인 선전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방에서의 고도의 긴장이 후방에는 전혀 전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대외 압박은 계속하면서 내부엔 '침묵'…'제한적 조치' 염두에 뒀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 가장 원하는 것이 대립이나 충돌이 아니라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사안을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김 부장의 담화를 보면 북한은 국경선 요새화가 최고지도자의 명령인 '성업이자 대업'이며 반드시 이를 완수해야 한다고 군인들을 다그치고 있다. 또 요새화 사업이 완료되면 오히려 남북 간 군사적 충돌 위험이 낮아지고 복잡한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는 북한이 내세우는 강한 위협에 비해, 북한이 실제로 원하는 것은 상황의 '통제'에 있음을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확성기 방송은 실제 시행될 경우 접경지역 주민들이 이를 모를 리 없다는 점에서, 북한이 실제로 확성기 방송을 단행할 가능성도 낮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접경지에서 남북 간 확성기 방송이나 우발적 충돌이 일어난다면 정작 북한이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는 '요새화 작업'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연말 경제 성과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전국적인 '대남 적대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부담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은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최대한 조용하게 끝내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내용을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게재한다는 것은 각 사업 단위별로 '대남 적개심 고취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뜻인데, 전반적으로 국력 집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 기조에 따라 남한 관련 소식을 최소화하는 것이 내부 결속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남한과 인연을 끊으라고 해놓고 관련 소식을 시시각각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오히려 정책 기조와 배치된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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