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 10년물 금리 한 달 만에 5% 아래로…고유가에도 안전자산 쏠림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배럴당 113달러를 돌파했지만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오히려 5% 아래로 급락했다. 이달 초에는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국채 금리를 20여 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이번에는 인공지능(AI) 투자 불안과 중동 긴장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물가 상승 우려를 압도했다.
2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약 18bp(1bp=0.01%포인트) 하락한 4.96%대를 기록했다. 지난 9월 23일 이후 처음으로 5% 아래로 내려왔으며, 하루 낙폭은 2023년 3월 10일 이후 최대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도 약 16.6bp 하락한 4.66% 수준으로 떨어졌다. 30년물 금리 역시 약 14.5bp 내린 5.29%대를 나타냈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AI 기업 차입 부담에 국채로 자금 이동
이번 금리 급락은 AI 관련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와 차입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나타났다.
메타의 대규모 AI 투자비 전망에 기술주가 급락한 데 이어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AI 전용 클라우드 시장의 수요는 폭발적이지만 자본은 부족하다고 언급하면서 자금조달 위험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졌다.
미치 골드버그 클라이언트퍼스트스트래티지 대표는 "안전자산으로의 도피"라며 "투자자들이 갑자기 AI 관련 기업들의 채권 발행 규모에 겁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AI 관련 기업의 차입 부담과 금리 상승을 우려하면서 만기까지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믿는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래리 홀젠탈러 캐털리스트펀드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오랜만에 미국 국채가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술주 약세와 중동 지역의 위험 고조, 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단기적으로 미국 국채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유가 113달러에도 금리 하락…지정학적 위험 부각
이번 국채 금리 하락은 이달 초와 대조적이다. 당시 미국 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인플레이션과 고유가 우려로 20여 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금리가 5%를 넘어서자 높은 이자 수익을 노린 매수세가 유입됐고, 기술주 급락과 중동 긴장이 겹치면서 국채 가격이 반등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재공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급등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4% 상승한 배럴당 113.17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39% 오른 99.47달러에 마감했다.
통상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해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지만 이날은 경기와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이 더 크게 작용한 셈이다.
그레고리 파라넬로 사우스스트리트증권 미국 거시전략 책임자는 현재 시장에 여러 위험 요인이 동시에 존재한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변수로 지정학적 상황을 꼽았다.
그는 높은 에너지 가격이 지속되면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긴축에 나서야 할 수 있으며, 이는 채권시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