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끊겨 병원도 못간다"…쿠바, 美연료봉쇄로 대중교통 붕괴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이 올 1월 말부터 쿠바 정부를 향해 사실상 연료 수입 봉쇄 조치를 단행한 이후, 카리브해 최대 섬나라 쿠바의 대중교통 시스템이 사상 최악의 붕괴 사태를 맞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다빌라 쿠바 교통부 장관은 로이터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전통적인 대중교통 서비스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에 떨어졌다"며 "올해 대중교통 이용객 수는 전년 대비 75% 폭락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 다빌라 장관에 따르면 수도 아바나에서 지방으로 가는 공공버스 운행은 지난해 하루 419회에서 올해 단 11회로 급감했고, 전국적인 버스 노선도 100여 개에서 21개로 대폭 축소됐다. 화물 수송량 역시 지난해 7000만 톤에서 올해 2000만 톤 수준으로 3분의 1 토막 났다.
장관은 "이동할 수 없는 가족들, 아픈 친지를 찾아가지 못하는 사람들, 병원에 갈 수 없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대중교통 부족 뒤에 숨겨진 인간적 비극이 매우 복잡하고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미국은 이번 연료 봉쇄와 제재 강화가 쿠바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쿠바와 유엔은 이를 불법이자 인권 침해라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장관은 연료난에 전기차 관련 선택지도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쿠바인들은 히치하이크나 카풀, 비싼 사설 교통수단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기차·전기 오토바이 등 전기 탈것을 대안으로 구매하기도 했다. 세제 혜택 등 수입 인센티브에 힘입어 8월 기준 수입 차량의 40%가 전기차로 채워졌고, 현재 등록된 전기 이동 수단만 15만 대에 달한다.
다만 장관은 "현재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이긴 하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매우 높다"며, 이러한 차량은 가솔린이나 디젤을 사용하는 차량보다 가격이 두 배가량 비싼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장관은 그럼에도 "전기차 보급 속도가 재생 에너지 공급 속도보다 더 빠르다"고 했다.
하지만 이 경우 부실하고 가물에 콩 나듯 하는 기존 전력망 탓에 충전도 문제가 된다. 실제로 정부 취재진이 찾은 한 국영 택시 차고지에서는 전력이 끊겨 주차장에 가만히 세워진 수십 대의 노란색 전기 삼륜차와 이에 불만을 터뜨리는 기사들의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충전 난이 발생하자 쿠바 정부는 태양광 충전소 60곳을 전국에 긴급 도입하는 등 태양광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 문제 해결에는 한참 모자란 것이 "쿠바가 직면한 문제"라고 장관은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