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북 소방예산 81% 인건비·제주 68%…지역별 최대 13%p 격차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전국 소방예산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역별로 최대 13%포인트(p) 가까이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과 부산, 강원은 전체 소방예산의 80% 이상을 인건비로 편성한 반면 제주는 70%에 못 미쳤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인건비 대부분을 지방정부가 부담하면서 지역별 소방시설·장비 투자 여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소방예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전국 소방예산 8조 5967억 원 중 인건비는 6조 5129억 원으로 전체의 75.8%를 차지했다. 소방시설과 장비 확충 등에 쓰이는 사업비는 2조 838억 원으로 24.2%였다.
전국 17개 시도와 창원소방본부 등 18개 지역의 예산을 비교한 결과, 인건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전북이었다. 전북은 전체 소방예산 4284억 원 중 3477억 원을 인건비로 편성해 비중이 81.2%에 달했다.
부산도 전체 4961억 원 중 4020억 원을 인건비로 편성해 비중이 81.0%였다. 강원은 전체 4978억 원 중 인건비가 3986억 원으로 80.1%를 차지했다.
대구(78.6%)와 대전(78.0%), 전남(77.0%), 경남(76.8%) 등도 인건비 비중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제주는 전체 소방예산 1787억 원 중 인건비가 1222억 원으로 68.4%에 그쳤다. 인건비 비중이 가장 높은 전북보다 12.8%p 낮은 수준이다. 울산(70.5%)과 창원(73.1%), 충북(73.1%)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소방예산 규모가 큰 서울과 경기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서울은 전체 소방예산 1조 658억 원 중 8011억 원을 인건비로 편성해 비중이 75.2%였다. 경기는 전체 1조 5655억 원 중 인건비가 1조 1570억 원으로 73.9%를 차지했다.
인건비 비중의 차이는 소방시설과 장비 확충 등에 투입되는 사업비 비중의 차이로도 나타났다.
전북은 전체 소방예산 중 사업비가 808억 원으로 18.9%에 그친 반면 제주는 565억 원으로 31.6%를 차지했다. 부산과 강원도 사업비 비중이 각각 19.0%, 19.9%로 20%를 밑돌았다.
문제는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인건비 대부분을 지방정부가 부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시설·장비 확충 등에 배분할 수 있는 사업비 몫이 작아 안전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데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소방공무원은 2020년 4월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인건비 중 국가 지원과 소방분 지역자원시설세 등으로 충당하지 못하는 금액은 시도 일반회계에서 부담하는 구조다.
올해 전국 소방예산 중 지방비는 7조 6728억 원으로 전체의 89.3%를 차지했다. 국비는 9239억 원으로 10.7%에 그쳤다. 소방공무원 인건비만 놓고 보면 국비 지원 비중은 8.4%에 불과했다.
전국 소방예산은 지난해 8조 4790억 원에서 올해 8조 5967억 원으로 1177억 원 늘었지만 인건비는 1898억 원 증가한 반면 사업비는 721억 원 감소했다. 인건비 비중도 지난해 74.6%에서 올해 75.8%로 1.2%p 높아졌다.
다만 지역별 인건비 비중의 차이가 곧바로 소방장비 부족이나 소방서비스 수준의 격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소방인력 규모와 시설 현황, 장비 교체 시기 등에 따라서도 예산 구성은 달라질 수 있다.
박정현 의원은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지 6년이 지났지만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은 여전히 지방정부에 집중되고 있다"며 "국가가 소방인력 확충에 나선 만큼 이에 걸맞은 재정적 책임도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건비 부담이 소방장비 확충과 현장 안전을 위한 투자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국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이 기회에 국회에서 안정적인 소방재정 확보를 위한 입법과 제도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