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주 급락 충격, 코스피 3%·닛케이 2%↓…美국채·엔화로 피신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가 급락한 충격이 아시아 증시로 확산하면서 23일 오전 장 초반 코스피가 3%대, 일본 닛케이지수가 2% 넘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막대한 AI 투자비와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고 미국 국채와 일본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23일 오전 장 초반 코스피는 약 3%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오전 9시 11분 기준 전장 대비 1335.88포인트(2.12%) 떨어진 6만1571.96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주가지수는 오전 거래에서 0.3% 하락하며 이틀 연속 약세를 나타냈다. 지수는 지난 7월 이후 수준까지 밀려났다.
미국 나스닥100지수 선물도 아시아 장 초반 0.3% 내렸다. 대만 증시는 태풍으로 휴장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는 나스닥100지수가 2.9%,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6.7% 급락했다. 두 지수 모두 6월 말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메타와 테슬라 등 주요 기술기업의 실적 발표 이후 AI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이 부각되면서 매도세가 확산했다. 한국 반도체업체 SK하이닉스(000660)가 주주 반대에 부딪혀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美 국채금리, 한 달 만에 5% 아래로…엔화도 강세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했다. 미국 국채시장은 2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10년물 금리는 전날 17bp(1bp=0.01%포인트) 하락한 4.95%로 내려갔다. 약 한 달 만에 5%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일본 엔화도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강한 흐름을 보였다. 일본 엔화도 안전자산 선호에 강세를 보였다. 23일 오전 9시 10분 기준 달러·엔 환율은 전장 대비 0.99엔(0.62%) 하락한 달러당 156.23~156.25엔을 기록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DBS은행의 유진 레오우 선임 금리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AI 관련 자산을 재평가하면서 시장 심리가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미국 국채를 통한 위험 회피 수요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샤이바 유전과 킹파드 국제공항 등이 공격받으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13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중국 증시 약세장 진입…다음 주 빅테크 실적 주목
중국 증시의 부진도 아시아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 주식시장은 지난 5월 고점 이후 약 2조 40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전날 홍콩 항셍기술지수는 5% 급락해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롬바르드오디에의 호민 리 선임 거시경제 전략가는 새로운 정책 지원이나 기술주 상승 동력이 나타나지 않으면 중국 증시의 불안정한 흐름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 주 예정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의 실적 발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에 쏠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는지, 기술주 급락이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을 얼마나 약화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