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상장 검토 중단…왜?

뉴스1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2026.9.16 ⓒ 뉴스1 김영운 기자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2026.9.16 ⓒ 뉴스1 김영운 기자
SK하이닉스 솔리다임 CI.
SK하이닉스 솔리다임 CI.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22 ⓒ 뉴스1 유승관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22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검토를 중단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 자본 유치를 검토했지만, 중복상장을 둘러싼 주주들의 반발과 금융당국의 우려가 잇따른 데다 최근 반도체주 조정으로 상장 여건까지 악화되자 자금조달 전략을 재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23일 공시를 통해 솔리다임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와 IPO 검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본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뉴스룸을 통해서도 "솔리다임의 성장 가능성이나 투자 필요성이 달라졌기 때문은 아니다"라며 "현재 IPO가 SK하이닉스와 기존 주주들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인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AI 수요 대응 위한 투자재원 확보…상장 검토 배경은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해 설립한 미국 자회사다. 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고용량 eSSD 수요가 증가하면서 솔리다임의 생산능력 확충 필요성도 커졌다. SK하이닉스는 기존 생산시설만으로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어 미국 내 신규 생산시설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직접투자와 IPO를 통한 외부 자본조달 등 다양한 방안을 비교 검토해 왔다. IPO를 통해 자금을 유치하면 솔리다임의 생산시설 확충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면서 모회사인 SK하이닉스의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상장을 통해 외부 자본이 유입되면 SK하이닉스의 연결 현금흐름을 늘려 시설투자와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에 활용할 수 있는 재무적 여력도 확보할 수 있다.

솔리다임의 성장 잠재력을 시장에서 별도로 평가받는 효과도 기대했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사업의 가치가 SK하이닉스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IPO를 기업가치 제고 수단으로 검토한 것이다.

주주 반발에 금융당국 우려까지…상장 부담 커졌다

다만 상장 가능성이 알려지자 기존 주주들의 반발이 커졌다. 솔리다임이 별도로 상장하면 외부 투자자에게 자회사 지분 일부가 넘어가 SK하이닉스 주주들이 누릴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SK㈜에서 SK스퀘어, SK하이닉스, 미국 중간법인 AI컴퍼니를 거쳐 솔리다임으로 이어지는 다층적 지배구조도 논란이 됐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솔리다임 상장 추진이 사실상 '5단 중복상장'에 해당한다며 비판했다. 자회사가 별도로 상장하면 모회사 주식에 대한 기업가치 할인 요인이 커지고, 기존 주주들이 기대했던 성장 가치가 분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논란이 확산하자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뉴스룸을 통해 주주가치 보호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회사는 IPO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의 경제적 이익과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후 금융당국에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 상장이 중복상장에 해당하느냐는 질의에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같은 판단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여기에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반도체주 조정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하면 기대했던 기업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기 어렵고, 외부 자본 유치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이익도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SK하이닉스는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의 실익과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주주 반발이나 금융당국의 우려를 직접적인 중단 사유로 명시하지 않고 자본시장 여건과 주가 흐름을 공식적인 이유로 제시했다.

상장 검토는 중단했지만, 솔리다임의 생산능력 확충은 여전히 과제다. AI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eSSD 수요가 확대되는 만큼 미국 내 신규 생산시설 확보를 위한 투자재원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향후 투자 시기와 규모, 재원 조달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직접투자를 포함해 솔리다임의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면서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솔리다임의 생산능력 확충과 경쟁력 강화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며 "솔리다임의 성장과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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