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쏠림에도 금값 3개월래 최저…"주식 손실 메우려 금 매도"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기술주 급락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확산하고 있지만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오히려 3개월 만의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식시장 손실에 대응하기 위해 금까지 팔아 현금을 확보하면서 미국 국채와 엔화의 강세와 대조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23일 오전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 가격(XAU/USD)은 온스당 4016.96달러로 전장 대비 7.59달러(0.19%) 하락했다. 전날에는 약 3% 급락하며 7월 20일 이후 최저 종가를 기록했다.
금값은 이번 주 6월 이후 최악의 주간 하락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미국 국채시장은 강세를 나타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가 급락하자 투자자들이 국채로 몰리면서 일부 만기 국채의 금리는 최대 20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4.95%로 떨어졌고 일본 엔화도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주식 급락에 마진콜 대응…금도 현금화 대상
금이 안전자산 선호의 수혜를 누리지 못한 것은 주식시장 급락에 따른 유동성 확보 수요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글로벌X ETF의 저스틴 린 애널리스트는 금값 하락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매도'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급격한 시장 하락기에는 증거금 요구나 자본 확충에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을 매도하는 일이 흔히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금은 유동성이 풍부해 시장이 불안할 때 투자자들이 신속하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다.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더라도 당장의 현금 확보 수요가 커지면 다른 자산과 함께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린 애널리스트는 금값이 온스당 3900달러라는 중요한 가격대를 시험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은 금값을 지지할 요인으로 꼽힌다.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미국 경제 전망에도 부담을 주면서 다음 주 연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10% 아래로 떨어졌다.
린 애널리스트는 금값이 단기적인 매도 압력을 받은 뒤 'V자형 회복'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금리 하락과 AI 관련 투자 열기 약화, 미국에서의 자금 유출에 따른 달러 약세가 금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