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부족한 아프리카에 한국형 AI 검진이 손 내민다
[파이낸셜뉴스] AI가 흉부 영상 속 미세 결절을 먼저 걸러내는 한국 건강검진 현장을 세계은행 전문가들이 직접 둘러봤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세계은행(World Bank) 디지털·AI 부문 동·남부아프리카(AFE) 팀 관계자들이 22일 서울 강서구 건협 본부를 방문해 AI 기반 질병 조기 발견과 검진 활용 등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방문단은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AI & 디지털 서밋' 참석차 방한했다. 이 행사는 농업·보건·교육·관광·행정서비스 등 분야에서 AI와 디지털 기술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생산성과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는 고위급 국제포럼이다. 개발도상국의 빈곤 감소와 경제 발전을 지원하는 국제금융기구인 세계은행은 한국신탁기금의 지원을 받아 아프리카의 AI 역량을 강화하는 'AFE Ready 4 AI' 사업을 추진하며 아프리카 국가와 한국 기관 간 협력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이번 방문은 건협의 AI 기반 질병 조기 발견, 의료영상 판독, 건강검진 운영 경험을 동·남부아프리카의 보건 분야 AI 정책 수립에 참고하고 향후 교류와 협력 사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건협을 찾은 방문단은 엘레나 가브리엘라 아르델레안(Elena Gabriela Ardelean) 선임 디지털 전문가와 비냠 메스핀 시페라우(Binyam Mesfin Shiferaw) 디지털 전문가다.
간담회에서 건협은 한국의 국가건강검진 제도와 AI 판독 보조 기술, 업무·고객 서비스 분야의 AI 활용 사례, 전국 17개 검진센터의 검진 데이터를 활용한 AI 연구 추진 방향 등을 소개했다.
건협은 흉부 영상의 미세 결절·폐렴·결핵 병변과 유방촬영의 미세석회화 등 초기 병변을 AI가 1차로 선별하는 판독 보조 솔루션을 검진 현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패치형 웨어러블 심전계, 안저 사진 기반 심혈관 AI 평가 등 비침습 검사 인프라도 갖췄으며, 자체 개발한 '메디체크'·'메디워크' 앱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으로 축적된 대규모 검진 데이터에 AI 기술을 결합해 검진 전 데이터 수집부터 위험군 선별, 생활습관 관리까지 하나로 잇는 '예측하는 검진' 체계를 완성할 방침이다.
양측은 아프리카 보건 현장의 AI 활용 방안과 협력 가능성에 대해 다각도로 의견을 나눴다. 방문단은 이어 인근 건협 서울서부지부 건강검진센터로 자리를 옮겨 수검자 접수부터 검사, 결과 관리로 이어지는 검진 시스템과 실제 AI 영상판독 과정을 살폈다.
아르델레안 선임 디지털 전문가는 "최근 에티오피아 등에서 AI의 보건의료 적용을 적극 모색하고 있으며, 카메룬을 비롯한 중앙아프리카 지역에서도 보건의료 AI 활용을 위한 협력을 기획할 예정"이라며 "한국의 우수한 노하우와 기술, 경험을 개도국에 도입하고 지속적으로 협력할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건협 관계자는 "60여 년간 국가건강검진 현장에서 쌓아 온 데이터와 AI 활용 경험을 세계은행과 나눌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이번 교류를 계기로 의료자원이 부족한 아프리카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한국형 AI 검진 모델이 해외 보건의료 현장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964년 설립된 건협은 전국 17개 시·도지부 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하며 국가건강검진과 맞춤형 건강검진 등 다양한 건강증진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 300여 곳의 의료기관과 진료 협약을 맺고 있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