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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만 봐도 눈물 펑펑"...김혜선 부부에게 닥친 6년 만의 위기 [헬스톡]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MBN ‘특종세상’ 캡처
MBN ‘특종세상’ 캡처

[파이낸셜뉴스] 타향살이나 해외 이주로 인한 향수병이 단순한 감상적 그리움을 넘어 성인의 일상과 신체 건강을 위협하는 정신건강 질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 코미디언 김혜선의 독일인 남편 스테판 지겔이 6년간의 한국 생활 중 겪어온 깊은 고립감과 심각한 향수병을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스테판은 명문 베를린 공대 석사 출신으로, 독일에 남았다면 유명 대기업의 고액 연봉이 보장된 인재였다. 그러나 2018년 김혜선과의 결혼 이후 모든 기반을 포기한 채 한국행을 택했다.

초기 한국 생활은 고립의 연속이었다. 한국어를 전혀 구사하지 못했던 그는 아내 외에는 교류할 사람이 없어 개그 프로그램 회의장까지 동행해야 했고, 매일 홀로 식사를 해결하며 깊은 슬픔을 삼켰다. 아내를 원망하지 않으려 애써 참아온 외로움은 6년이 흐른 지금, 지나가는 비행기만 봐도 눈시울을 붉힐 만큼 짙은 향수병으로 굳어졌다.

특히 한 달 전 한국을 찾았던 노부모가 독일로 돌아간 뒤 침대에 남긴 편지를 읽으며 오열했던 일화는 그가 겪는 심리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스테판은 "부모님이 연로하시고 건강도 좋지 않아 곁에서 돕고 싶다. 다시 독일에서 살고 싶다"며 눈물을 글썽였고, 김혜선 역시 "나 때문에 가족을 찢어놓은 것 같다"며 오열했다.

단순한 그리움 아닌, 환경변화에 따른 장애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스테판의 사례처럼 언어 장벽과 사회적 관계망 단절을 겪는 성인의 향수병을 단순한 감상적 그리움이 아닌, 환경 변화에 따른 '적응장애'로 진단한다. 고국에서의 직업적 성취와 자아실현 기회를 포기한 데서 오는 상실감, 여기에 고령 부모에 대한 부양 불안과 죄책감까지 더해지면서 복합적인 심리적 탈진(번아웃)으로 악화한다는 설명이다.

향수병이 만성화되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치솟으며 만성 피로, 소화불량, 불면증 등 신체화 증상으로 번지고, 심할 경우 무기력증이나 주요우울장애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 특히 가족에게 짐이 되기 싫어 고통을 안으로 삭이는 성향일수록 내적 압박감은 더욱 위험 수위에 도달한다.

전문의들은 타향살이 중 나타나는 심리적 고통을 "누구나 겪는 일"이라며 억누르거나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향수병을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은 고향과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스스로의 나약함으로 자책하지 않고, 환경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감정 반응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서 출발한다.

가족 및 주변인과의 열린 소통 역시 필수적이다. 배우자나 가족에게 고립감과 심리적 불안을 솔직히 털어놓고, 자책이나 원망 대신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지지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거주지 내에서 언어 장벽이 낮거나 공통 관심사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에 참여해 새로운 사회적 연결망을 구축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 루틴을 통해 신체 활력을 되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먼 곳에 있는 가족과는 정기적인 화상 통화나 구체적인 방문 일정을 계획해 막연한 분리 불안을 낮추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이 같은 생활 속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상 기능이 눈에 띄게 저하되거나 2주 이상 불면증과 우울감이 지속된다면 개인의 인내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신경정신과를 찾아 심리상담이나 약물치료 등 전문적인 의료 개입을 받아야 한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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