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오세훈 무죄 근거, 한마디로 하면…'명태균 말 못 믿겠고 증거도 부족'

뉴시스

1·2심 모두 명태균 진술 신빙성 의문 제기 1심 "객관적 정황 부합하는 진술은 신뢰" 2심 明 진술 신빙성 배척…"간접증거 부족" 尹 사건도 무죄…형사법 대원칙 엄격 적용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2심 모두 명태균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간접증거의 증명력을 달리 평가하면서 정반대의 결론에 이르렀다. 사진은 오 시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법원을 나서는 모습. 2026.10.23.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2심 모두 명태균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간접증거의 증명력을 달리 평가하면서 정반대의 결론에 이르렀다. 사진은 오 시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법원을 나서는 모습. 2026.10.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2심 모두 명태균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간접증거의 증명력을 달리 평가하면서 정반대의 결론에 이르렀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2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사업가 김한정씨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유일한 직접증거인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나머지 증거의 단편적인 사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오 시장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자신의 후원자인 김씨에게 비용을 대신 지급하도록 요청했는지 여부였다.

앞서 1심은 명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10건 중 5건에 대해 오 시장의 의뢰 사실을 인정했다. 김씨가 지급한 3300만원 중 2100만원도 해당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것으로 판단했다.

1심 역시 명씨 진술 전체를 신뢰한 것은 아니었다. 재판부는 명씨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오 시장이 울면서 여론조사를 부탁하는 전화를 걸었다는 주장 등은 객관적 정황과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명씨가 진술한 내용 중 일부는 그 당시 이뤄진 카카오톡 대화 등 객관적 증거 또는 당시 언론 보도된 기사 등을 통해 확인되는 객관적 정황에 부합한다"며 "적어도 객관적 증거 또는 구체적 정황에 부합하는 부분 등에 대해서는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명씨 진술의 전반적인 신빙성이 약화된 상황에서 일부 진술만을 유죄의 근거로 삼으려면 이를 신뢰할 충분한 근거나 보강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에서 특정 참고인이나 증인의 진술 중 중요한 부분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객관적 사정이 밝혀진 경우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약해졌다고 봐야 한다"며 "나머지 일부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유죄 증거로 삼으려면 그 진술을 신뢰할 충분한 근거나 이를 보강하는 다른 증거가 제시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이 사건 핵심 쟁점에 대한 유일한 직접 증거는 명씨의 진술인데, 진술이 전반적으로 일관되지 않고 객관적 정황과 배치되는 부분도 다수 있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명씨가 직접 경험한 사실과 추측하거나 과장한 내용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고, 수사가 거듭되며 제시되는 증거에 따라 진술이 점차 구체화된 점 등도 지적했다. 특히 명씨가 2024년 12월 오 시장이 자신을 고소하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관련 혐의를 본격적으로 진술한 점도 신빙성을 의심하는 근거로 삼았다.

[서울=뉴시스]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2심 모두 명태균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간접증거의 증명력을 달리 평가하면서 정반대의 결론에 이르렀다.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 항소심 선고 공판이 열리는 모습. (사진=서울고법 제공) 2026.10.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2심 모두 명태균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간접증거의 증명력을 달리 평가하면서 정반대의 결론에 이르렀다.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 항소심 선고 공판이 열리는 모습. (사진=서울고법 제공) 2026.10.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결국 2심은 명씨 진술을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오 시장의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대납 요청 사실 모두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여론조사 의뢰 동기와 비용 지급 경위 등에 관한 1심의 간접증거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할 동기가 있었는지에 대한 판단이 엇갈렸다.

1심은 오 시장이 당내 경선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당시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었고,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반면 2심은 명씨가 오 시장을 만나기 전부터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지상욱 전 의원 등에게 지속적으로 공유한 점을 근거로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명씨가 오 시장 의뢰에 따라 여론조사를 수행했다기보다, 정치적 역량을 과시하고 김 전 위원장에게 접근해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는 수단으로 삼으려던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강하게 한다"고 밝혔다.

비용 대납 경위에 대해서도 상반된 판단이 나왔다.

1심은 김씨가 명씨와 별다른 친분이 없던 시점부터 거액을 송금한 점 등을 근거로 오 시장의 요청에 따른 대납으로 판단했다. 반면 2심은 김씨가 강 전 부시장을 통해 명씨의 연락처를 알게 된 것으로 보이고, 지급한 돈이 각각의 여론조사 비용에 대응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오 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법적인 여론조사 비용 대납을 김씨에게 직접 요청했다는 주장도 "상식적으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 새롭게 제출된 명씨와 김씨의 통화 녹음파일도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됐다. 해당 녹취록에는 명씨가 김씨에게 "오세훈이는 몰라요"라고 말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재판부는 명씨가 오 시장으로부터 여론조사를 의뢰받았다는 진술이 2021년 3월6일 김씨와 나눈 통화 내용과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씨가 오 시장이 아닌 강 전 부시장을 통해 명씨의 연락처를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에도 해당 녹취록을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오 시장 측과 명씨 사이에 만남과 여론조사 결과 공유가 있었고, 김씨가 명씨 측에 여러 차례 돈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이러한 정황만으로 오 시장이 직접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는 공소사실까지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2심 모두 명태균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간접증거의 증명력을 달리 평가하면서 정반대의 결론에 이르렀다. 사진은 오 시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2026.10.23.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2심 모두 명태균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간접증거의 증명력을 달리 평가하면서 정반대의 결론에 이르렀다. 사진은 오 시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2026.10.23. [email protected]

한편 같은 재판부가 지난 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수수' 사건에서도 1심의 징역 2년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는 점도 관심을 모은다.

당시 서울고법 형사7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무상으로 제공하는 데 관한 의뢰나 협의 등 의사 합치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명씨가 독자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 했을 가능성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두 사건 모두 명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정치인들에게 전달됐다는 사실만으로 불법 정치자금 수수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받거나 관련자들과 교류한 정황이 있더라도 정치인이 이를 의뢰하거나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는 사실은 별도로 입증돼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는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을 인정하려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돼야 한다는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더라도 검사가 공소사실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이른바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이다.

재판부는 이날도 "검사의 입증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경우,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 일부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아 유죄의 의심이 가더라도 결국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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