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물질 있다" 보고에도 '공격 진압' 지시…부천 화재 지휘 적절했나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소방관 한 명이 순직한 경기 부천 공장 화재 당시 "인화물질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현장의 무전 보고를 받고도 지휘부가 '공격 진압' 방침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립 대원이 보고될 당시에도 처음에 고립자 1명으로 전달됐지만, 이후 구조 과정에서 2명으로 전달된 경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24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부천시 오정구 공장 화재 무전 녹취록'에 따르면 화재 초기 현장 지휘를 맡은 오정119안전센터장은 지난 16일 오전 8시 44분께 "건물 3층과 4층에서 구름(연기) 발생, 공격 전술로 현장에 임하겠다"고 상황실에 보고했다.
공격 전술은 소방대원이 건물 내부로 진입해 화재를 직접 진압하는 방식이다. 당시 상황실에서 공장의 위험물 취급 여부를 묻자 현장 대원은 오전 8시 47분께 "3층 작업자는 모두 대피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답했다.
1분 뒤인 오전 8시 48분께는 "3층 도장공장인데 내부에 인화물질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그러나 지휘권을 넘겨받은 부천소방서 지휘단장은 오전 8시 52분께 "공격 전략으로 화재 진압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인화물질이 있을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음에도 기존 진압 방침을 유지한 것이다.
지휘부는 이어 현장 대원들에게 문이 열리지 않은 4층과 옥상 출입문을 개방하도록 지시했다. 오전 8시 56분께에는 불길이 주변으로 번질 우려가 커지자 인근 소방서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1단계가 발령됐다.
이후에도 대원들은 진화 작업과 인명 검색을 이어갔다. 대응 1단계 발령 이후 별도의 철수 지시가 있었는지는 공개된 녹취록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오전 9시 9분께 건물 3층에서 대원 1명이 고립됐다는 무전이 올라왔다.
소방당국은 즉시 대응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고 구조에 나섰다. 오전 9시 12분께 고립자 2명 중 1명을 구조했다는 보고가 전달됐으며, 오전 9시 35분께 나머지 고립자인 고(故) 김진석(44) 소방위가 발견됐다. 김 소방위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이튿날 숨졌다.
특히 최초 고립 보고에서는 대원 1명이 고립된 것으로 전달됐지만, 이후 구조 과정에서는 고립자가 2명으로 확인됐다.
당초 고립 대원이 한 명이라고 보고한 이유와 추가 고립 사실이 확인·전달된 경위는 공개된 내용만으로 파악되지 않았다. 당시 현장 상황과 보고 체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도 규명해야 할 대목이다.
소방청은 기획조정관을 단장으로 경기도소방본부 관계자와 국립소방연구원, 외부 전문가 등 22명이 참여하는 합동조사단을 꾸려 최초 상황 대응부터 화재 진압과 구조 활동까지 현장 대응 과정 전반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화재는 지난 16일 오전 8시 38분께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금속부품 도장공장에서 발생해 오전 11시 6분께 진화됐다. 이 불로 김 소방위가 숨지고 소방관 5명과 공장 관계자 2명 등 7명이 다쳤다.
경찰의 현장 합동 감식에서는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3층 세탁실 인근에서 인화성 물질인 시너가 담긴 깡통 수십 개와 페인트통 수백 개가 발견됐다. 공유된 위험물 정보가 진압 전략과 현장 지휘 판단에 제대로 반영됐는지가 주요 조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