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푸틴 "러군 점령지는 원래 러시아 땅"…젤렌스키 '상실' 주장 반박

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우크라이나전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 재개 논의가 활발해진 가운데 협상의 최대 쟁점인 러시아군 점령지의 귀속 문제를 두고 양국 지도부가 설전을 벌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현재 전선에서 전쟁을 동결하고 영토 문제는 향후 협상을 통해 해결하자는 제안을 내놓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점령지가 역사적으로 러시아 영토였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방송 '베스티' 진행자 파벨 자루빈과의 인터뷰에서 "그곳(점령지)은 우크라이나의 영토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러시아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지역 주민들이 주민투표를 통해 독립과 러시아 연방과의 재통합에 찬성했다며 "영토 상실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루한스크주)과 남부 자포리자·헤르손주는 원래 러시아 영토인 만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빼앗겼다는 주장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에도 블라디미르 레닌이 이끄는 볼셰비키 정권이 역사적으로 러시아 영토였던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을 우크라이나에 편입시켰으며, 이는 역사적 실수라고 주장한 바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주의 미점령 지역에서 자진 철수하고 도네츠크주 전체를 러시아에 양도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1일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전선을 기준으로 전쟁을 동결하는 것이 종전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는 점령지의 군사적 탈환보다 즉각적인 휴전을 우선하고 영토의 법적 지위 문제는 추후 협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2일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현재 전선을 기준으로 한 휴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러시아에 영토를 공식적으로 양도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시적으로 점령된 이 지역들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러시아도 이를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등의 전황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현재 도네츠크주의 약 80%, 루한스크주의 약 99%, 자포리자주의 약 75%, 헤르손주의 약 72%를 점령하고 있다.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까지 포함하면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약 20%를 통제하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9월 점령지에서 주민투표를 강행한 뒤 이들 4개 주의 자국 병합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그러나 4개주를 완전히 통제하지는 못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와 국제사회는 군사 점령하에서 이루어진 주민투표와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는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을 잇따라 만난 뒤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실무협상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협상은 이르면 내달 초·중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양국이 영토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협상 재개가 실질적인 종전 합의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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