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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은 했는데 라벨 하나에 막혔다…K-푸드 가로막는 비관세장벽

뉴스1
지난 6월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열린 멕시코 과달라하라 차풀페텍 거리에 위치한 한국 라면 가게에서 멕시코 시민들이 라면을 즐기고 있다. 멕시코의 한류 열풍이 K-푸드, 특히 K-라면의 인기로 이어지며 멕시코는 한국 라면 중남미 수출의 최대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2026.6.16 ⓒ 뉴스1 임세영 기자
지난 6월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열린 멕시코 과달라하라 차풀페텍 거리에 위치한 한국 라면 가게에서 멕시코 시민들이 라면을 즐기고 있다. 멕시코의 한류 열풍이 K-푸드, 특히 K-라면의 인기로 이어지며 멕시코는 한국 라면 중남미 수출의 최대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2026.6.16 ⓒ 뉴스1 임세영 기자

[편집자주]우리 농식품 수출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확대는 관세 장벽을 낮추며 우리 농식품의 해외시장 진출 기회를 넓혔고, 라면·김치 등 K-푸드에서 참외·포도·딸기 같은 신선농산물까지 수출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FTA가 곧바로 수출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원산지 증명과 수출물량 확보, 통관·물류 등 현장에서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고, 국가별 검역·인증 기준과 잔류농약 규제 등 비관세장벽은 수출기업과 농가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에 본 기획에서는 FTA를 적극 활용해 해외시장을 개척한 농가와 기업의 성공 사례를 통해 수출 확대의 가능성을 짚는 한편, 수출을 중단하거나 포기한 사례를 통해 제도 활용 과정의 구조적 한계도 살펴본다. 또 주요 수출국의 비관세장벽과 현장 애로를 분석해 우리 농식품이 지속적으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과 지원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결국 FTA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이며, 그 기회를 실제 수출 성과로 연결하는 것은 현장의 활용 역량과 정책 지원에 달려 있다.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K-푸드 수출이 세계 시장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지만 농식품 수출 현장에서는 관세보다 까다로운 '비관세장벽'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마다 다른 식품 안전기준과 표시·포장 규정, 잔류농약 기준 등을 맞추지 못하면 제품 자체에 문제가 없더라도 통관이 거부되거나 리콜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현장에서 체감하는 장벽은 복잡한 규정을 사전에 파악하고 제품별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다. 수출 대상국의 규정이 바뀌거나 같은 성분이라도 국가별 허용 기준이 다를 경우 중소 수출업체나 농가가 자체적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美 라벨·위생, 中 성분·표시…국가마다 다른 규정

농식품부가 분석한 '2025년 3분기 농식품 통관거부 및 리콜사례 동향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한국산 농식품의 수입 통관거부 사례는 133건으로, 전년 동기 254건에서 감소했다. 다만 통관거부 사유를 보면 규정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가 적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2025년 1~3분기 한국산 식품의 통관거부 문제사유가 206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라벨링·포장 문제가 118건으로 가장 많았고, 위생 문제가 73건으로 뒤를 이었다. 라벨링 문제는 영양소 정보나 내용물의 중량·수량, 주요 알레르겐, 성분명, 영문 표시, 제조·가공·유통업체 정보 등이 제대로 기재되지 않은 사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중국에서는 2025년 1~3분기 한국산 통관거부가 37건 발생했다. 성분 부적합이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라벨링·포장이 10건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중국은 동물성 성분이 포함된 식품의 수출에 제한이 있고, 수출이 가능한 경우에도 검역허가 증명서가 필요한 등 별도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대만에서는 잔류농약 문제가 두드러졌다. 한국산 통관거부 11건 가운데 잔류농약 검출이 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과실류에서 기준치를 넘는 잔류농약이 검출돼 통관이 거부된 사례가 확인됐다. 채소류에서는 이산화황 표백제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한 사례도 있었다.

일본 역시 규정 준수가 관건이다. 2025년 1~3분기 한국산 식품 통관거부는 19건으로, 위생 문제가 15건으로 가장 많았다. 구체적으로 대장균군 양성, 미생물 검출, 세균 수 기준 초과 등이 확인됐다.

통관 넘어도 리콜…'표시' 하나가 제품 운명 가른다

문제는 통관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현지 유통 이후에도 수입국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면 리콜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의 경우 2025년 3분기 한국산 리콜 사례가 4건 발생했다. 우유·요거트 등 낙농품과 참치캔 등이 대상이었으며 일본어 라벨 미표기와 밀·대두·우유 등 알레르겐 미표기가 주요 라벨링 문제로 확인됐다. 일본은 필수 표시사항을 일본어로 표시하도록 하고 알레르기 유발물질도 별도로 관리한다.

캐나다에서는 고추장 제품이 밀 알레르겐을 표시하지 않아 리콜된 사례가 확인됐다. 캐나다는 사전 포장식품에 알레르겐과 글루텐 함유 원료, 일정 기준 이상의 아황산염 등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호주에서도 한국산 과자 2건이 미신고 알레르겐 성분 함유를 이유로 리콜됐다. 국가별로 표시 대상과 관리 방식이 달라 수출업체가 제품 생산 단계부터 현지 규정을 반영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 규제 모니터링부터 현지 단속까지 지원

정부는 이 같은 비관세장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주요 수출국의 규제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규제 변화가 발생하면 전담 대응반을 구성해 초기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농산업 분야에는 별도의 인허가 통합 지원단을 운영해 복잡한 해외 인허가 절차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위조·모방품 유통 문제에도 대응한다. 소비자가 직접 위조·모방품을 제보할 수 있는 'Real K-푸드 Catcher' 캠페인을 9~10월 진행하고, 위조·모방품 유통이 빈번한 국가의 우수참여자를 'K-푸드 지킴이'로 선발한다. 현지 업체와 재외공관, aT 등 주재 기관의 합동 단속도 추진할 예정이다.

K-푸드의 수출 경쟁력이 커질수록 각국의 규정 차이를 넘는 역량도 중요해지고 있다. 단순히 수출 물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국가별 규제 정보를 얼마나 빠르게 파악하고 생산·포장 단계부터 대응하느냐가 수출 현장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제작지원: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6년 FTA 이행지원센터 교육홍보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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