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란 전쟁·관세로 물가 폭등…트럼프, 백악관 금칠만 몰두"
(클리블랜드=뉴스1) 이훈철 특파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3일 중간선거를 열흘 앞둔 24일(현지시간) 경합지 오하이오주를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과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을 초래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퍼블릭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민주당 유세에서 "2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물가를 잡고, 관세로 재정적자를 줄이고, 불필요한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하지만 지금 모든 것이 더 비싸졌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 의료비, 공과금이 모두 올랐고 금리도 올랐다"며 "휘발유는 갤런당 4~5달러(약 5300~6600원), 경유는 6달러(약 7950원)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공정하게 말하자면 때로는 대통령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으로 계획이 틀어지기도 한다"면서도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이 행정부의 행동이 물가 상승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이란 전쟁을 꼽았다. 그는 "아무도 원하지 않았고 아무도 찬성표를 던진 적 없는 불필요한 전쟁"이라며 "이란에 핵무기가 없었던 건 내가 맺은 합의 덕분이었고, 미사일 한 발 쏘지 않고 외교만으로 해냈다"고 말했다. 자신이 재임 중 체결한 이란 핵합의(JCPOA)를 트럼프 대통령이 파기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그들은 역대 최고의 전쟁이라며 승리를 선언했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 동맹국과 미군 기지가 공격받고 미국인이 숨졌으며 수백 명이 다쳤다"며 "미사일 비축량은 바닥났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거부권을 쥐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유가와 경유 가격, 그리고 거의 모든 물가가 오른 이유"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관세 정책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면 소비자가 부담한다는 경고를 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 잘될 거라고 했다"며 "실제로는 관세가 물가 상승에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에서 만드는 자동차도 해외 부품을 쓰기 때문에 관세가 붙으면 가격이 오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벌이고 있는 대규모 무역전쟁의 상대는 그 유명한 악의 제국 캐나다"라며 "메이플 시럽과 (코미디언) 마틴 쇼트를 선사한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이웃과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어 "관세로 적자를 줄이겠다더니 나랏빚은 40조 달러(약 5경2984조 원)에 이르렀다"며 "지난 2년간 통과시킨 의미 있는 법안은 주로 최상위 부유층에 혜택이 돌아간 1조 달러(약 1324조 원) 규모 감세안뿐"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개조 작업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집 리모델링에 몰두해 있다. HGTV(주택 리모델링 채널)에 나가야 할 사람"이라며 "백악관보다 큰 연회장을 짓고, 로즈가든을 포장하고, 사방을 금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악관을 사담 후세인이 치즈케이크 팩토리를 차린 것처럼 만들어놨다"고 말해 청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또 "리모델링 말고 그가 집중하는 것은 자신과 가족의 배를 불리는 일"이라며 "밈코인부터 자녀 회사들에 대한 정부 계약까지 거래가 셀 수 없을 정도이고, 재임 중 재산이 수십억 달러 불어났다"고 주장했다.
이민 단속에 대해서는 "나도 국경은 질서 있고 안전해야 한다고 믿는다"면서도 "복면 쓴 요원들이 거리를 누비고 법을 지키는 시민이 체포·구금되거나 총에 맞는 것을 공약한 사람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좋든 싫든 이 행정부는 2년이 더 남았다"며 "이번 선거는 이 행정부의 어리석음에 제동을 걸 마지막이자 최선의 기회이자, 시스템의 차단기"라고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청중이 트럼프 대통령 언급에 야유를 보내자 "야유하지 말고 투표하라"는 단골 멘트를 반복하기도 했다.
공화당 후보들에 대해서는 "지난 몇 년간 대통령을 칭송하더니 이제 그 사람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척한다"며 "도널드? 누구시죠?"라고 흉내를 냈다.
특히 브라운 후보와 맞붙은 존 허스테드 상원의원(공화)을 겨냥해 "이란 전쟁 지지에 14번, 관세 억제 시도 저지에 3번 표를 던졌다"고 공격했다.
이번 오하이오 상원 선거는 3선 상원의원 출신인 브라운이 JD 밴스 부통령 후임으로 상원의원이 된 현직 허스테드 의원을 상대로 탈환에 나선 대결이다. 주지사 선거에서는 에이미 액턴 민주당 후보와 기업인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 공화당 후보가 임기 제한으로 물러나는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의 후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가 변곡점이 될 수 있다"며 "때가 온 변화는 막기 어렵다는 것을 여러분은 이미 증명했다. 열흘 뒤 다시 한번 그렇게 할 기회가 있다"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원 유세가 진행된 행사장 주변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 시작 3시간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행렬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행사가 열린 퍼블릭 오디토리움에서 두 블럭 지나 힐튼 호텔까지 양쪽 인도에 사람들이 줄을 서면서 대기 줄은 약 1.56km에 달했다.
1만 명을 수용 가능한 퍼블릭 오디토리움 메인 행사장에는 1층 스탠딩석은 물론 2·3층까지 만석을 이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