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공개 앞두고 62개사 개선계획…경영진 보상 연계는 미흡
[파이낸셜뉴스]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명단 공개를 앞두고 상장사 62곳이 기업가치 개선계획을 내놨다. 주주환원 확대와 수익성 강화 방안을 제시했지만 경영진 보상에 PBR을 반영하거나 주주와 정기적으로 소통하는 등 주요 과제를 이행하지 않는 기업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유가증권시장 34개사, 코스닥시장 28개사가 거래소 서식에 따른 PBR 개선계획을 공시했다. 이들 기업의 PBR 단순 평균은 약 0.3배였다. PBR이 1배를 밑돈다는 것은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보다 낮다는 뜻이다.
거래소는 다음 달 2일 저PBR 기업 명단을 처음 공개한다. 글로벌산업분류표준(GICS)에 따른 11개 업종별로 6개 반기 연속 PBR이 코스피 하위 25%,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는 기업이 대상이다. 공표일 7거래일 전인 지난 22일까지 개선계획을 제출하면 1년간 공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다만 누적 6년간 저PBR 기준에 해당한 장기 저PBR 기업은 계획 제출 여부와 관계없이 명단에 오른다.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기업들의 자체 진단에서는 업황 부진과 산업구조에 대한 언급이 두드러졌다. DB증권은 자본 규모에 따른 증권업계 양극화와 대형사 대비 부족한 규모의 경제를, 현대차증권은 시장 위축으로 주요 투자자산 매각이 늦어진 점 등을 원인으로 들었다.
철강업체들도 업종 전반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KG스틸은 철강업에 대한 구조적 할인과 판매환경 악화에 따른 이익률 하락을 지목했다. 동국제강은 중국발 공급과잉, 국내 건설경기 침체, 미국의 50% 관세를 성장 제약 요인으로 제시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이후 관련 매출 축소를, 광주신세계는 지역적 제약에 따른 매출·수익 규모의 한계와 백화점업의 성숙기 진입 등을 언급했다. 업종 특성과 성장 여건이 PBR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저PBR 기업 명단 공개 정책 도입 당시에도 쟁점으로 제기됐다.
기업가치 개선을 뒷받침할 핵심지표 이행에는 빈틈이 있었다. 제출 기업 중 시총 상위권인 BNK금융지주와 롯데지주는 핵심지표 준수율이 70%였지만, 경영진 핵심성과지표(KPI)에 PBR을 넣거나 보상체계와 연계하지는 않았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답변을 내놓거나 향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경영진·이사회가 연 2회 이상 주주와 소통하는지에 대한 항목은 시총 하위 기업에서 미준수 사례가 많았다. 하위 15개사 가운데 해당 지표를 준수한다고 응답한 곳은 디지아이, GMI벤처, 원일특강, 대원 등 일부였다.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 수단을 제시한 기업도 있었다. 동국홀딩스는 올해 0.17배인 PBR을 2028년 0.3배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내년 지급 배당부터 최소 주당배당금(DPS) 80원을 적용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 등 새로운 수익원을 검토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바이오노트는 2029년 PBR 1배를 목표로 설정했다. 신규 질환 진단 플랫폼 확대, 미국법인 매출 성장과 현지 생산기지 구축, 항체 치료제 개발 등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일부 기업은 PBR 1배 이상을 제시하면서도 달성 시기를 명시하지 않거나 수익성·내부구조 개선이라는 방향만 담았다.
금융당국이 당초 추산한 공개 대상은 약 220개사로, 이 가운데 약 120개사는 개선계획을 제출해도 제외되지 않는 장기 저PBR 기업이다. 나머지 기업의 계획 제출 여부에 따라 최종 공개 규모는 200개사를 밑돌 가능성도 있다.
거래소는 개선계획 제출 기업 중 공개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곳과 장기 저PBR 기업도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시가총액과 자본총계 등을 바탕으로 최종 대상 기업을 검증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정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