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금리 오르는데 카드론 금리는 '뚝'…중금리대출 확대에 마진 축소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평균 금리는 오히려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이 금리 할인 폭을 확대하고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에 맞춰 중금리대출 공급을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조달비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출금리까지 낮아지면서 카드사들의 수익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삼성·신한·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비씨)의 9월 말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는 13.55%로 전월(14.10%) 대비 0.55%포인트(p) 하락했다.
신용점수별로 보면 900점 초과 고신용자의 금리 하락 폭이 0.98%p로 가장 컸다. 이어 701~800점 구간이 0.62%p, 801~900점 구간이 0.58%p 각각 하락했다.
반면 신용점수 700점 이하 저신용자의 카드론 금리는 8월 17.20%에서 9월 16.99%로 0.21%p 내리는 데 그쳤다. 전체 평균 금리 하락 폭(0.55%p)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카드론 금리 하락은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비용이 오르는 상황에서 나타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같은 기간 카드사들의 조달금리는 4.42%에서 4.61%로 0.19%p 상승했다. 그럼에도 실제 고객에게 적용되는 대출금리가 낮아진 것은 카드사들이 우대금리와 특판 할인 등에 해당하는 조정금리 폭을 확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드론 금리는 자금 조달비용과 신용위험 등을 반영한 기준가격에서 영업상 할인에 해당하는 조정금리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실제 기준가격에서 차감되는 조정금리 폭은 8월 평균 1.22%p에서 9월 1.66%p로 0.44%p 확대됐다.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도 평균 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카드업권의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은 연 12.26%로, 카드사들이 해당 기준에 맞춘 대출을 늘리면서 전체 카드론 평균 금리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신한카드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을 출시하는 등 카드업계도 관련 상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까지 8개 카드사의 중금리대출 누적 취급액은 7조 39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1%(1조 7552억 원) 증가했다. 취급 건수도 57만 6318건에서 78만 8233건으로 36.8% 늘었다.
카드사별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삼성카드가 2조 1174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카드(1조 4149억 원), KB국민카드(1조 2939억 원), 롯데카드(9046억 원) 순이었다.
다만 카드론 금리 인하 혜택이 저신용자에게까지 고르게 돌아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900점 초과 고신용자의 금리가 0.98%p 하락한 반면 700점 이하 저신용자의 금리 하락 폭은 0.21%p에 그쳤다.
카드사들이 중금리대출 공급을 확대하면서도 연체 위험이 높은 저신용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대출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신용점수가 크게 낮은 차주에게까지 공급을 늘리면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다"며 "건전성을 관리하면서 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신용등급별 금리 인하 폭에도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카드사들의 수익성 부담이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카드채 발행 등을 통해 대출 재원을 조달한다. 최근 조달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카드론 금리가 하락하면서 수익 확보 여력은 줄어드는 모습이다. 실제로 카드론 평균 금리와 조달금리의 단순 차이는 8월 9.68%p에서 9월 8.94%p로 한 달 새 0.74%p 축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