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숙적 보우소나루 장남 꺾고 4선 대통령 당선
브라질 최고선거법원, 개표율 99% 기준으로 룰라 승리 선언
결선투표 득표율 51%로 플라비우(48%) 꺾어
브라질 역대 최초로 1차 투표에서 졌지만 결선 이겨
지난 2022년 아버지 보우소나루 꺾고 장남 보우소나루도 이겨
소작농 출신 노조 정치인, 4선 대통령 당선
[파이낸셜뉴스]25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진행된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현직 대통령이자 남미 좌파 진영의 '대부'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가 승리했다. 룰라는 이번 승리로 4번째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됐다.
룰라는 25일 개표 초반에 앞섰으나 개표율 13.98%가 지나면서 플라비우에게 선두를 빼앗겼다. 두 후보의 득표율은 1%p가 넘었다. 그러나 룰라는 개표율 30%가 넘어서는 시점에서 플라비우를 추격하더니 개표율 48% 무렵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조금씩 격차를 보이면서 승기를 잡았다.
룰라는 지난 2022년 대선에서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렸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꺾었다. 자이르는 2023년 1월에 발생한 지지자들의 선거 불복 폭동 및 쿠데타 모의 혐의로 징역 27년형이 확정되었다. 이번에 룰라에게 맞선 플라비우는 자이르의 장남이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라비우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았으나 올해 미국 백악관에서 직접 만났다. 룰라는 지난달 유엔 총회 연설에서 "브라질은 그 누구의 뒷마당에도 속하지 않는다"며 트럼프의 해외 정치 개입을 간접 비난했다.
룰라는 19세 때인 1964년, 작업 중 사고로 왼쪽 새끼손가락을 잃었다. 5년 뒤에는 함께 공장을 다녔던 첫 부인과 사별했다. 당시 부인은 임신 상태였고, 산업 재해성 질병을 앓고 있었다. 룰라는 당시를 회고하며 치료비가 없어 아내를 병원에 데려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이후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1975년에 10만명의 노조원을 둔 금속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1980년 초 산별노조와 좌파 지식인들을 규합해 PT을 창당한 룰라는 1986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데뷔했다. 그는 1989년에 PT 후보로 대선에 나섰으나 패했고 2번의 낙마를 추가로 겪은 다음 2002년 대선에서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어 2006년에는 연임에도 성공했다. 2010년에 지지율 80% 기록을 세우며 퇴임한 그는 이후 부패 수사에 연루되어 2016년에 구속되었다. 룰라는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2018년 4월부터 590일 동안 감옥에 갇혔다. 그는 2022년에 다시 좌파 진영을 규합해 자이르를 꺾고 3번째 대통령 자리에 올랐으며 25일 투표에서 자이르의 아들인 플라비우까지 이겨 4선 대통령 기록을 세웠다.
한편 현지 정가에서는 최근 은행가 다니엘 보르카루가 주도한 금융사기에 주목하고 있다. 플라비우는 보르카루가 자금을 댄 아버지의 전기 영화 제작과 관련해 부패·자금세탁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동시에 룰라 정부는 보르카루와 영향력 있는 대법관 사이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