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이란戰 등 대외정책 대수술 별러…트럼프 "모조리 거부권"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미국 중간선거가 열흘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란 전쟁에 대한 의회의 견제가 강화되고 우크라이나 지원이 재개되는 한편,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원조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주도의 의회를 상대로 '거부권'을 무차별적으로 행사하면서 의회의 입법 권한을 흔들겠다는 태세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고 상원까지 장악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민주당이 승리하면 달라질 수 있는 4가지 미국 외교정책'을 짚었다.
이란 전쟁 견제 강화…우크라이나 지원 재개 가능성
우선 이란 전쟁에 대한 견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했다고 비난해 왔다.
민주당은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도 여러 차례 추진했다. 이 가운데 하나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로 통과됐지만 지난달 상원에서 50대 49로 부결됐다.
로이터는 민주당이 하원이나 상원을 장악하면 국방예산 삭감을 추진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지속에 대한 의회 승인을 받도록 압박하거나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전쟁 계획에 관해 공개 증언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적인 군사·재정 지원을 대부분 중단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초당적 지지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최근에는 러시아산 경유와 에너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해 공화당 내부에서 반발하기도 했다.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 어떤 안건을, 언제 표결에 부칠지 결정할 수 있게 되는 만큼 민주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규 지원안을 추진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양당의 공통된 지지로 이를 무력화하는 데 필요한 3분의 2 찬성으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 군사원조 축소…국방예산·해외원조도 변화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원조 역시 축소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 미국이 최근 회계연도에 이스라엘에 제공한 군사 원조는 38억 달러(약 5조 300억 원)로, 이는 다른 어떤 국가보다 많은 액수다.
로이터는 가자지구 전쟁으로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사망하고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폭력이 이어지면서 민주당 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가 크게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공화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월엔 하원 민주당 의원의 절반 가까이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인도적 지원을 중단하는 데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법안에 반대한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특정 무기 제공을 제한하는 방안에는 지지를 표명하는 등 민주당 내 친이스라엘 기조에 균열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방비 지출을 억제하고 해외 원조를 복원하려는 움직임도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국방예산을 67% 늘린 1조 5000억 달러(약 2000조 원)로 증액할 것을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이란 전쟁에 대한 의회 협의 거부와 사회복지 프로그램 삭감 등을 이유로 상원에서 이를 저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에서 승인된 수십억 달러의 해외 원조 예산을 보류하거나 취소한 조치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예산 복원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모든 법안 거부권"…백악관·의회 충돌 불가피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이나 상원을 장악할 경우 모든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2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공화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교착 상태'가 발생한다면 나는 모든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민주당이 와서 협상을 원할 것이고, 우리는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거부권을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백악관과 의회 간 대립도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하원을 탈환할 경우 이란 전쟁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해 곧바로 추진하는 '100일 계획'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탄핵'도 공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원 장악 시 차기 하원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책임을 묻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