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미국과 AI·로봇 대응팀 구축해야
중국의 리창 총리는 지난 16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하며 인공지능(AI)이 미래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임을 지적하고 'AI+(인공지능 플러스) 이니셔티브' 진행 상황을 체크하며 실질적 적용과 성과를 강조했다. 중국에서 AI는 이제 모든 산업의 최상위 위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또한 지난 7월에는 상하이 황푸에서 개최된 '2026년 세계 인공지능 대회(WAIC) 및 인공지능 글로벌 거버넌스 고위급 회의' 개막식에서 중국이 AI를 국가 전략의 중심에 두고 기술경쟁을 넘어 국제질서 구축에도 적극적임을 드러냈다. 중국 지도부는 "AI는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이자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관리해야 할 자산"이라며 AI 남용 방지와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중국은 부동산 침체와 제조업 성장 둔화를 AI와 로봇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갈아 끼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단순한 신산업이 아니라 국가안보, 제조 경쟁력, 군사력, 공급망 지배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자산으로 인식한다. 중국은 올해 상반기 휴머노이드 로봇 전 세계 총량의 95% 이상을 출하했다.
중국의 강점은 로봇과 AI가 현실을 빠르게 학습할 수 있도록 풍부한 산업 데이터와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실증 인프라를 정부가 직접 구축해 주는 데 있다. 각종 규제에 막힌 서구권과 달리 중국이 기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의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AI를 로봇이라는 물리적 생산수단과 결합, 공장과 물류 현장에 투입한다는 전략은 글로벌 제조업의 경쟁방식 자체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이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첨단기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기술 경쟁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개도국의 발전 기회를 제한하는 이기적인 행위로 규정, 공동으로 반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동시에 AI 거버넌스와 기술표준, 응용협력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아세안, 아랍연맹, 아프리카연합, 브릭스(BRICS) 등을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의 AI와 로봇산업 발전은 '최고의 인재에게 최고의 대우를 한다'는 전략이 있기 때문이다. 국가 차원의 집중 지원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사회 전체에 깔려 있다.
미국의 대중국 첨단기술과 반도체 규제 그리고 중국 부동산 장기침체 등으로 '중국 경제 전체가 흔들리고 성장과 발전의 한계에 도달했다'는 일부 전문가의 평가는 빙산의 일각만 보고 본질을 놓친 오판에 가깝다.
중국의 AI와 로봇산업 발전은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과 미래 성장동력을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 한중 모두에 AI와 로봇은 미래 세대의 생존을 좌우할 분야다. 중국 기술굴기의 미래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한중 기술전쟁에서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우리는 반도체, AI, 휴머노이드 로봇 등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명확히 지정하고 재정, 금융, 세제, 규제 혁신, 인재 양성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유기적 생태계로 정면 돌파해야 한다. 한국은 반도체·AI·로봇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대중국 공동대응팀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
조평규 중국연달그룹 특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