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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돌고 돌아 ‘샤이 트럼프’

파이낸셜뉴스
박종원 국제부 차장
박종원 국제부 차장

미국 중간선거가 약 열흘 남은 지금, 공화당에서 가장 바라는 것은 오류다. 민주당에 약 8%p 유리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또 틀리길 바라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 여론조사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등장한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틀렸다. 트럼프는 CNN 여론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2016년 대선에서 5%p 열세였고, 2024년에는 동률이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실제 선거에서 각각 2.1%p, 1.6%p의 득표율 차이로 승리했다. 트럼프는 비록 2020년 대선에서 득표율 4.4%p 차이로 패했으나 예상보다 아까운 승부였다. CNN은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가 12%p 차이로 진다고 추정했다.

과거 공화당 상원위원회 수석고문을 지냈던 맷 휘틀록은 이달 "여론조사 기관들이 전화를 받지 않거나 여론조사에 별로 관심이 없는 공화당 유권자들을 표본에 반영하는 방법을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 상원 선거와 관련해 언론과 민주당이 여론조사 결과를 믿는 것은 잘못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공화당 유권자들은 종종 '샤이(Shy·수줍은) 트럼프'로 불린다. 이들은 각종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으면서 투표소에 들어가 트럼프에게 표를 던진다. 미국 선거정보기관 DDHQ의 제프리 스켈리 수석분석가는 지난 5월 이들이 일상에서 정치 성향을 감추지 않지만 여론조사를 거부하기 때문에 이들의 민심을 통계로 환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016년에 처음 수면으로 떠올랐던 이들은 지금도 존재한다. 학계 연구를 살펴보면 이들은 트럼프가 2차례나 대통령을 하고, 그의 측근들이 요직을 차지한 현재 상황에서도 트럼프를 기성 정치권, 주류 언론·문화계와 싸우는 '외로운 투사'로 인식한다. 영국 런던정경대는 2024년 11월 보고서에서 트럼프에 대한 투표를 기존 정치체계에 대한 '거부권 행사'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기성 매체들이 하는 여론조사 역시 거부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는 트럼프가 아니라 상·하원의 공화당 의원을 뽑는 투표다. 공화당은 트럼프 1기 중간선거였던 2018년 당시 여론조사에서 42%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실제로 44.9%의 표를 가져갔다. 판세를 뒤집는 오차는 나오지 않았다. 과연 트럼프 지지자들이 최근 공공연히 트럼프에게 반기를 드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순순히 표를 줄지 의문이다. 이미 일부 공화당 텃밭에서는 올해 중간선거 경선에서 트럼프와 협조하지 않는 부시·밋 롬니 계열 의원들을 축출하자는 주장이 거셌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공화당이 아닌 트럼프를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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