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러, 우크라 종전협상서 나토 전력 축소 요구할 듯"…유럽은 거부

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가 내달 개최될 예정인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 간 3자 종전 실무협상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유럽 내 군사력 축소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은 이 같은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작다고 매체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외교 소식통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토가 옛 동구권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 이전인 1997년 수준으로 유럽 내 군사력을 축소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폴란드와 발트 3국인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는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나토에 가입한 핀란드에서도 나토 병력을 철수해야 할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매체는 앞서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대통령실 외교정책보좌관이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 간 3자 협상에 유럽 국가들을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것도 나토의 동진 문제에서 양보를 얻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나토는 냉전 종식 이후 동유럽 국가들을 잇달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며 세력을 동쪽으로 확장해 왔다.

1997년 스페인 마드리드 정상회의에서 폴란드·체코·헝가리의 가입 협상을 추진하기로 한 나토는 1999년 이들 3개국을 정식 회원국으로 받아들였다. 이어 2004년에는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과 불가리아·루마니아·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 등 7개국이 가입했다.

2009년에는 알바니아와 크로아티아, 2017년에는 몬테네그로, 2020년에는 북마케도니아가 추가로 합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인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핀란드와 스웨덴까지 가입하면서 나토 회원국은 32개국으로 늘어났다.

러시아가 요구하는 1997년 수준으로의 복귀는 이 시점 이후 가입한 국가들의 나토 회원국 자격을 취소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동유럽 등에 배치된 나토 군사력을 당시 수준으로 철수하거나 축소하라는 의미다.

텔레그래프는 유럽과 우크라이나 측 대표들이 3자 실무협상에서 유럽의 미래 안보체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밝혔지만, 유럽 고위 당국자들은 동유럽 주둔 나토 군사력을 축소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는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와 인터뷰한 한 유럽 당국자는 러시아의 요구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입장이 2022년 1월 이후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고조되던 당시 러시아는 나토의 동진 중단과 동유럽에 배치된 나토 군사력의 철수 등을 요구하며 이를 수용할 경우 전쟁을 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그러나 옌스 스톨텐베르그 당시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에 보낸 서한에서 안보 문제를 논의할 의향은 있지만 동유럽 주둔 병력 철수와 각국의 자유로운 동맹 선택권을 제한하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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