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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은 유가에 기준금리 3.75% 가능성 부상…일부선 4% 전망도

뉴스1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한국은행이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를 최종적으로 연 3.75%까지 높일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유가가 국내 물가 안정을 늦추고 추가 긴축 전망을 강화해 시장금리에도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최종금리 3.50%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부에서는 성장과 물가의 상방 위험을 근거로 3.75%를 넘어 4.00%에 도달할 가능성까지 제시하고 있다.

WTI 100달러 웃도는 고유가…최종금리 3.75~4.00% 전망도

27일 국제 원유시장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5시(한국시간) 기준 WTI 12월물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1.56달러로 100달러선을 웃돌았다. 전 거래일보다 1.71달러(1.66%) 하락했지만 지난주 급등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시각 브렌트유 내년 1월물 선물 가격은 1.31달러(1.17%) 내린 110.39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23일 WTI 12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3.82% 오른 103.27달러에 마감하며 100달러선을 다시 넘어섰다. 브렌트유 12월물도 3.14% 오른 116.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새 7.3% 상승했으며, 장중에는 117달러선까지 치솟았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4월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고유가는 원유 수입가격과 국내 석유제품 가격을 높이고 운송비와 기업 생산비용을 통해 다른 상품·서비스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지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 높이거나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도 커진다.

현재 시장의 주된 전망은 한은이 이번 인상기 기준금리를 3.50%까지 높일 것이라는 쪽이다. 지난 22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3.00%로 만장일치 동결하고 앞선 인상의 효과를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에도 이 같은 전망이 유지되고 있다.

다만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종금리 3.75% 전망을 유지했다. 성장 전망의 상방 위험과 내년 근원물가의 상승 가능성을 고려하면 한은이 11월 경제전망에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높이고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금통위의 세부 내용이 당사 기본 전망과 대체로 일치했고, 이에 따라 최종금리 전망을 3.75%로 유지한다"며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은 오는 11월과 내년 1분기, 2분기"라고 예상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물가가 내년까지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수준으로 내려오기 쉽지 않다는 점을 들어 "금융안정 필요성도 큰 만큼 기준금리가 연 3.50%에서 인상을 멈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금리는 내년 상반기 중 연 3.75%에 도달하거나, 상황에 따라 연 4.00%까지 높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3.75% 가를 유가·물가…중동 불안에 상방 위험 경계

최종금리가 시장의 주된 예상인 3.50%를 넘어설지를 가를 핵심 변수는 유가와 그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의 지속 여부다. 유가가 추가로 상승해 물가 둔화를 늦추면 최종금리 전망도 높아질 수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종금리 상향 가능성에 대해 "여지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며 "물가와 물가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유가 동향이 최종금리를 더 상향시킬 수 있는 핵심적인 변수"라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최종금리 3.50%라는 기본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유가와 물가 부담이 지속될 경우 전망을 높일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유가 변동성이 큰 만큼 특정 가격대만으로 3.75% 도달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가를 둘러싼 위험은 하방보다 상방에 더 기울어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미국의 이란 재공격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일대 유조선 공격 소식 등이 원유 공급 불안을 키우고 있어서다.

지난 26일에는 카타르의 중재 움직임 등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완화 기대에 유가가 일부 하락했다. 그러나 주말에도 후티 반군의 공격이 이어지는 등 공급 차질 우려가 해소된 상황은 아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유가에 대해 "상방 리스크가 좀 더 높다고 봐야 한다"며 "그런 관점에서 보면 3.75%의 가능성을 아예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안 연구원은 우회 경로 등을 통한 원유 공급이 이어지고 있어 유가가 현재의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최종금리는 3.50%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봤다. 유가가 현 수준보다 더 오르는 상황에서는 3.75% 가능성이 "10% 정도는 남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 역시 최종금리를 미리 특정하기보다 성장과 물가 흐름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신 총재는 지난 23일 국정감사에서 최종금리 3.50%와 3.75% 전망에 관한 질의에 "성장세가 강한 만큼 경제 각 분야의 파급효과를 살펴 적시에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성장세로 내년 근원물가 상승률이 지난 8월 전망치인 2.5%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맞춰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유가 외에는 국내 성장세와 미국의 금리 경로, 환율이 남은 변수다. 반도체 호황을 중심으로 한 성장세가 얼마나 지속되는지와 한은의 11월 성장률·물가 전망 조정 폭이 추가 긴축의 강도를 판단할 근거가 될 전망이다.

JP모건은 잠재성장률과 중립금리에 대한 평가 변화, 인공지능(AI) 산업 사이클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주요 변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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