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룰라 재선에 브라질 증시 13.9% 폭락…코로나 이후 최대 낙폭

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예상 밖 재선에 브라질 증시가 14% 가까이 폭락하며 6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우파 정권 교체에 따른 재정 긴축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면서 주식과 통화, 국채 가격이 동반 급락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브라질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브라질 증시의 보베스파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만8474.33포인트(13.88%) 급락한 17만6608.23에 마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최대 일일 하락률이다.

지수는 장중 17% 넘게 폭락했고 10% 하락 당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30분간 중단됐다. 헤알화 가치도 달러 대비 장중 11% 넘게 떨어졌으며 일부 브라질 국채 수익률은 15%를 넘어섰다.

이번 폭락은 브라질 대선 결과가 시장의 예상을 뒤집으면서 발생했다. 룰라 대통령은 전날 결선투표에서 51.8%를 득표해 48.2%를 얻은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을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투자자들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인 플라비우 후보가 집권하면 재정적자를 줄이고 기업 친화적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보베스파지수는 지난 23일까지 1차 투표 이전보다 약 7% 상승했지만 룰라 대통령의 승리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글로벌 거시경제 책임자는 FT에 시장이 보우소나루 후보의 승리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었다며 투자자들이 재정 건전성 개선 가능성을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주 집중 투매…재정적자 GDP 8% 전망

금융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브라질 증권거래소 운영사 B3의 주가는 36% 폭락했다. 방쿠두브라질은 29%대, BTG팍투알은 24%대, 브라데스쿠 우선주는 21%대 각각 하락했다.

국채시장에서도 매도세가 거셌다. 2054년 만기 브라질 달러표시 국채 수익률은 7.45%까지 상승했다.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20.21bp에서 151.67bp로 급등했다.

시장의 우려는 브라질의 취약한 재정 상황에 집중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브라질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8%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채무는 GDP 대비 약 83%이며 기준금리는 연 13.75%에 이른다.

룰라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주말 대중교통 무료화와 개인 채무 탕감, 복지급여 확대 등 재정 지출이 필요한 공약을 제시했다.

RBC블루베이자산운용의 그레이엄 스톡 선임 국채 전략가는 FT에 이번 폭락이 재정 조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라는 시장의 명확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마우리시오 몬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룰라 대통령이 실질임금 상승과 고용을 뒷받침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재정 조정을 추진할 수 있다는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차기 재무장관 인선으로 옮겨가고 있다. 룰라 대통령 측은 2030년까지 GDP 대비 약 1.3%의 재정흑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지출 삭감 방안은 아직 불분명하다.

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의 알레호 체르본코 신흥시장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로이터에 신뢰할 만한 재정계획이 나올 때까지 브라질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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