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트 경험 없는' 이택근 깜짝 단장 선임…롯데 쇄신 카드 통할까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프런트 경력이 없는 이택근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을 신임 단장으로 깜짝 선임했다. 감독과 단장을 동시에 교체하며 대대적인 쇄신에 나선 롯데의 파격적인 선택이 성적 반등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는 지난 26일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을 제22대 사령탑으로 선임하고, 이택근 KBO 전력강화위원에게 신임 단장직을 맡겼다고 발표했다.
이동욱 감독과는 3년 총액 20억 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5억 원에 연봉 5억 원씩이다.
이로써 롯데는 지난 3년간 팀을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과 박준혁 단장 체제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이번 인사의 배경에는 거듭된 성적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롯데는 2017년을 마지막으로 무려 9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에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세 차례 우승을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을 3년 총액 24억 원에 영입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기대했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롯데는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7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에도 64승 3무 77패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롯데는 감독 교체만으로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 현장과 프런트 수장을 모두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특히 이택근 신임 단장 선임은 예상 밖의 선택이다.
이 단장은 2003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등을 거치며 18년간 프로 선수로 활약했다. 국가대표로도 뛰었으며, 은퇴 후에는 야구 해설위원과 KBO 전력강화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프로 구단 프런트에서 단장이나 주요 보직을 맡은 경력은 없다. 구단 운영 경험이 없는 인물에게 단장이라는 중책을 맡겼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인사로 평가된다.
롯데가 이 단장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선수 육성 시스템 강화와 현장·프런트 간 원활한 소통이다.
이 단장은 "선수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 단계에 맞춘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선수층을 두껍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과 프런트가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면서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사에는 모기업 차원의 쇄신 의지도 반영됐다.
롯데는 감독과 단장 선임을 발표하면서 '구단주의 비전과 의지'를 직접 언급했다. 스카우트를 포함한 프런트 조직을 혁신하고, 팀 체질을 개선해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동욱 신임 감독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 감독은 2020년 NC를 창단 첫 통합 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롯데는 이 감독 체제에서 프런트와의 긴밀한 데이터 공유 및 객관적인 전력 분석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 불안을 해결하고 기본기가 탄탄한 팀 컬러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여기에 선수 출신인 이 단장이 현장과 프런트 사이의 가교 역할을 맡아 선수별 맞춤형 육성 시스템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 단장이 프런트 경험 없이 구단 운영 전반을 책임져야 한다는 점은 과제다. 선수로서 쌓은 풍부한 경험을 구단 운영과 선수단 관리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접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결국 롯데의 이번 선택은 감독 개인의 지도력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과 프런트가 함께 전력을 구축하는 체제로의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9년 동안 가을야구와 인연을 맺지 못한 롯데가 감독·단장 동시 교체라는 승부수를 통해 오랜 부진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