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행정구역 쪼갰더니 재정 갈등만 남았다...인천 서해구 648억 정산 갈등에 분쟁조정 신청

한갑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648억원 정산 놓고 충돌…서해구 "돌려달라", 검단구 "근거 불명확"

구재용 서해구청장이 27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단구와의 자금 정산 문제에 대한 분쟁조정을 공식 신청한다고 밝혔다. 사진=한갑수 기자.
구재용 서해구청장이 27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단구와의 자금 정산 문제에 대한 분쟁조정을 공식 신청한다고 밝혔다. 사진=한갑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 서해구와 검단구의 재정 갈등이 인천시 분쟁조정위원회로 넘어갔다. 행정체제 개편으로 두 자치구가 출범했지만 재정 정산과 지방채 승계, 공공시설 운영비를 둘러싼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서해구는 다음 달 중순부터 자금 고갈이 우려된다고 호소하는 반면 검단구는 정산액 산정부터 잘못됐다며 맞서고 있다. 갈등이 장기화하면 주민 행정 서비스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재용 서해구청장은 27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단구와의 자금 정산 문제에 대한 분쟁조정을 인천시에 공식 신청한다고 밝혔다. 양측의 수개월간 협의와 인천시의 중재에도 해결책을 찾지 못한 데 따른 조치다.

핵심 쟁점은 올해 상반기 검단 지역의 세입을 초과해 집행한 예산 648억원이다. 서해구에 따르면 검단 지역의 상반기 세입은 380억원, 세출은 약 1029억원이다. 서해구는 검단구의 안정적인 출범과 행정 운영을 위해 우선 부담한 돈인 만큼 초과 지출분을 정산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시가 마련한 자치구 출범 예산 편성 원칙과 양측의 재정 분리 기준에 따른 집행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김진규 검단구청장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서해구가 당초 581억원을 요구했다가 검단구에 보낸 공문에는 648억원을 기재했다"며 산정 근거에 의문을 제기했다. 세외수입 108억원의 누락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검단 지역 세입은 줄고 세출은 약 60억원 늘었다는 주장이다. 검단구는 변경된 금액의 구체적인 산출 근거와 증빙자료가 부족해 정산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산 대상과 항목을 놓고도 양측은 대립하고 있다. 서해구는 행정구역 분리 이후 검단 지역에서 발생한 지출을 검단구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검단구는 정산 기준을 명확히 하고 객관적인 검증부터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해구 "11월 중순 자금 고갈"…인건비·폐기물 처리비 비상
검단구도 청사 마련·채무 상환 부담…신설 자치구의 재정 딜레마
갈등은 지방채와 공공시설 운영비 문제로도 번졌다. 검단구는 기존 서구가 발행한 지방채 263억원을 승계해 재정 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한다. 마전동 행정복지센터와 아라1동 복합청사 건립, 공원 조성 등에 따른 채무가 포함돼 있다. 서해구는 검단구가 관련 시설을 승계한 만큼 채무도 함께 부담해야 한다고 맞선다.

서해구시설관리공단의 검단 지역 위탁시설 운영비도 쟁점이다. 검단구는 도서관과 체육시설 등의 인건비와 사업비를 부담하고 있지만 서해구가 공단 본부 운영비 11억여원까지 추가 분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반발한다. 향후 시설관리공단 직원의 고용승계 문제에서도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재정 갈등은 주민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해구는 정산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11월 중순부터 공무원 인건비와 폐기물 처리비 등 필수 경비 지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12월 정리추경을 통한 재원 확보도 어려울 수 있다며 인천시에 긴급 지원을 요구했다. 구조조정과 보유 자산 매각까지 검토할 정도로 재정 압박이 심각하다는 설명이다.

검단구 역시 행정 기반과 청사를 마련해야 하는 데다 지방채 상환 부담까지 안고 있다. 기존 서구의 재정 운영에서 비롯된 부담을 신설 구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행정체제 개편을 추진한 인천시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해구는 검단구에 정산금 일부를 우선 지급하고 나머지는 추가 협의로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인천시에는 11월 자금 고갈 전에 정산액과 반환 시기를 확정하고, 정산이 끝나기 전이라도 긴급 재정 지원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구재용 구청장은 "행정체제 개편을 추진한 인천시가 준비 부족에 따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구역 개편의 후유증을 두 자치구의 협상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시가 재정 원칙과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체제 개편의 취지가 주민에게 더 나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는 만큼 재정 책임을 둘러싼 갈등이 주민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인천시가 실질적인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mail protected] 한갑수 기자


#인천 서해구와 검단구의 재정 갈등이 인천시 #지방채 #재정정산 #지자체갈등 #서해구 #분쟁조정위원회 #분쟁조정 #행정구역 #검단구 #행정체제개편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