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놈의 목을 쳐라"…광화문에 등장한 '광고 천재'의 금연 표지판
[파이낸셜뉴스] 고궁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가운데, 조선 시대 국왕과 왕비가 담배 연기를 피해 코를 막는 모습을 담은 이색 금연 표지판이 서울 광화문 일대에 등장했다.
27일 이제석광고연구소는 문화유산 주변 무단 흡연을 방지하기 위한 금연 표지판 5종을 개발해 경복궁 일대에 시범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표지판에는 조선 시대 국왕과 왕비, 문관, 수문장이 담배 연기에 불쾌해하는 표정이 담겼다. 해당 이미지를 원형 금지표지, 삼각형 경고표지, 팔각형 정지(STOP) 표지 등 교통안전 표지 규격에 적용한 형태다.
표지판 문구는 외국인 관람객을 겨냥해 영어와 중국어로 기재됐다. 경고문에는 "문화유적 흡연금지", "흡연은 곧 파괴"라는 문구와 함께, "당신이 나를 존중해야 당신도 존중받는다"라는 상호 존중의 메시지도 포함됐다.
표지판 문구는 영어와 중국어로 기재됐다. 영어 문구 '금연구역(No Smoking Area)' 안내 위주로 간결하게 구성된 반면, 중국어 문구는 "문화유적 흡연금지", "흡연은 곧 파괴", "당신이 나를 존중해야 당신도 존중받는다" 등 강력한 문구가 적용돼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표지판 제작 동기를 밝히며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은 서로 다른 언어를 쓰지만, 언어가 달라도 그림은 누구나 알아본다"라며 "할아버지부터 유치원생까지 알아먹을 수 있도록 보다 쉽고 직관적인 시각 계도물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놈 주둥이에서 나오는 검은 연기 때문에 괴로운 건 둘째치고 우리 역사가 불타버릴 수 있다"라며 "우리 조상들이 노하기 전에 경고 메시지 속에 역사와 권위의 무게를 실었다"라고 강조했다.
표지판에 '존중' 문구를 넣은 데 대해서는 "일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인의 태도에 실망했다는 설문을 본 적이 있다"며 "우리가 그들을 대하는 태도는 결국 그들의 태도에 달린 것 아니냐고 되묻고 싶었다"고 했다.
고궁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급증하는 추세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을 찾은 외래 관광객은 1485만 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국가유산청 집계 기준 지난해 경복궁을 방문한 외국인 관람객 역시 278만 명에 달해 전년 대비 40%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관람객 증가와 함께 궁궐 주변 흡연 및 담배꽁초 무단 투기 등 기초질서 위반 사례도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한편 연구소 측은 "소박한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이번 표지판 원본 파일을 연구소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라며 지자체나 공공기관, 일반인 누구나 공익 목적으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성민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