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록습지 람사르 등록 제동…반도체 산단 변수되나(종합)
람사르 사무국 보완 요구에 등록 일정 지연 산단 계획 반영해 보완…내년 1월 결론 전망
[전남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전남광주 도심 속 습지인 장록습지의 람사르습지 등록 절차가 람사르 사무국의 보완 요구로 지연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보완 요구에 따라 인접한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계획을 신청안에 반영해 오는 12월 사무국에 재차 제출키로 했다.
27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에 따르면 람사르 사무국은 지난 7월29일 전남광주 광산구 장록습지의 람사르습지 등록 신청안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다.
시는 정부가 추진 중인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단 예정지가 장록습지와 인접해 있다는 점도 보완 요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장록습지의 람사르습지 등록 추진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람사르습지는 생물지리학적으로 독특하거나 희귀·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등 국제적으로 보전할 가치가 있는 습지를 등록하는 제도다.
장록습지는 전남광주 광산구를 관통하는 황룡강 하류에 위치한 면적 273만5000여㎡ 규모의 습지다.
동식물 940여 종이 서식하며 수달을 비롯한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생물도 다수 확인됐다. 2020년에는 국내 최초로 도심형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시는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지난해 4월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람사르습지 등록 신청을 요청했다. 같은 해 9월에는 기후부로부터 등록 요건을 충족한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어 지역 주민 설명회 등을 거쳐 올해 3월 기후부를 통해 람사르 사무국에 공식 등록을 신청했다. 심의를 거친 등록 여부는 다음 달 중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7월 정부가 광주 군공항 부지를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단 예정지로 발표하면서 장록습지의 람사르습지 등록 절차에도 변수가 생겼다.
람사르습지 등록 자체가 주변 지역 개발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장록습지와 맞닿은 산단 구간의 완충녹지 등 생태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는 다음 달까지 장록습지 주변 람사르정보자료(RIS)와 디지털 도면을 보완할 방침이다. 특히 기존 신청안에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계획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보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2월 보완한 신청안을 람사르 사무국에 재차 제출할 예정으로, 등록 여부는 심의를 거쳐 내년 1월께 통보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조성 계획이 어떻게 수립되느냐에 따라 재심의에 걸리는 기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산단 조성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요구가 있는 만큼 계획안도 조속히 확정돼 람사르습지 등록 일정이 크게 늦춰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기후부는 람사르 사무국의 보완 요구가 반드시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계획 때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람사르 사무국으로부터의 보완 요청은 습지의 생물학적 구성요소와 생물종의 지리적 분포 범위를 검토해 제시하고, 인접한 공항에 따른 생태적 위험을 확인해달라는 취지"라며 "정부의 산단 입지 발표는 7월6일에 있었지만, 스위스에 있는 사무국이 산단 조성 계획을 인지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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