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애덤 포젠 "대미투자, 규모·속도보다 사업 경제적 타당성 우선해야"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경협·PIIE 국제 컨퍼런스
시장여건·사업성 충분히 고려
기업의 자율적 판단에 맡겨야
이창용 "정치·안보도 고려해야"

애덤 포젠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왼쪽)과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PIIE 객원연구위원)가 2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한경협-PIIE 국제 컨퍼런스 좌담 세션에서 대미투자에 대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애덤 포젠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왼쪽)과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PIIE 객원연구위원)가 2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한경협-PIIE 국제 컨퍼런스 좌담 세션에서 대미투자에 대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3500억달러(약 463조원) 규모 대미투자가 한미 양국에 모두 경제적 이익을 주기 위해선 투자 규모와 속도보다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의 대미투자는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정부 주도로 투자 방향을 결정하기보다 기업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규모 투자 약속을 실제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선 시장 여건과 사업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애덤 포젠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27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PIIE가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공동 개최한 국제 컨퍼런스 좌담세션에서 "한국과 미국 사이에 상당한 규모의 양방향 투자가 이뤄지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대미투자가 자국의 일자리와 투자를 일방적으로 다른 나라에 넘겨주는 제로섬(한쪽의 이익이 다른 쪽의 손실로 이어지는 관계)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포젠 소장은 투자 결정은 기업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의 3500억달러 대규모 대미투자와 관련해선 "트럼프 행정부가 지나치게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은 투자를 요구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미국의 생산시설로 반도체나 배터리 분야의 투자와 기술이 일부 이전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기업들이 스스로 판단하도록 더 많이 맡겨야 한다"며 "상업적 타당성이 중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좌담에 참여한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는 대미투자의 정치·안보적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투자는)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한미 양국의 안보와 정치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며 "민간 부문의 기준만으로 투자 프로젝트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나 협상 담당자들이 협상 과정에서 일정한 유연성과 재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음을 제언했다.

이날 대규모 투자 약속이 한국 경제에 미칠 부담을 우려하는 분석도 나왔다. 마커스 놀랜드 PIIE 부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협상의 대가로 9개 경제권에서 받아낸 약 6조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약속을 '역(逆)마셜플랜'이라고 표현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유럽 재건에 자금을 지원했다면, 이번에는 교역 상대국들이 미국의 제조업 재건에 자금을 대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놀랜드 부소장은 대규모 해외 투자가 투자국의 통화가치 하락과 실질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선 투자 확대와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전을 실제 일자리 창출로 연결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는 영상 대담에서 "개발도상국 같은 경우 대규모 AI 모델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농업·의료·교육 등 현장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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